네타냐후, 총리 승인 투표 앞두고 막판 뒤집기 ‘안간힘’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7일 10시 48분


코멘트

반네타냐후 진영, 오는 7일 크네세트에 연정 구성 통보
네타냐후, 연정 무력화 위해 보수 성향 의원 공략 총력전
친네타냐후 크네세트 의장, 14일까지 승인 투표 미룰 듯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르면 오는 9일 또는 14일 이뤄질 크네세트(의회)의 반(反)네타냐후 연립정부(연정) 구성 투표를 앞두고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네타냐후 진영에는 네타냐후 축출이라는 목표 아래 중도와 좌파, 우파, 극우, 아랍계 등 이념과 지지층이 다른 정당이 결집해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네타냐후 진영이 확보한 의석이 연정 구성 마지노선인 61석에 불과하다는 점을 노려 대대적인 이념 공세로 극우 성향 의원들의 이탈을 노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리쿠드 정파 모임에서 반네타냐후 진영에 가세한 보수 정당을 겨냥한 비난에 대해 “우리 비판은 선동이고 좌파는 정당한 언론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선거 사기의 목격자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반네타냐후 진영을 ‘좌파 정부’로 규정하고 “국가와 안보, 국민에 대한 위협 요소”라고 규정했다. 유대와 사마리아 등 ‘성경’의 지명을 인용하며 보수층을 자극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그는 “좌파정부는 네가브(이스라엘 남부 사막지대)를 상실할 것”이라며 “유대와 사마리아, 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 건축을 동결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예루살렘 중심부에 팔레스타인을 위한 미국 영사관을 재건하고 예루살렘을 분할하는 문제를 되돌려 놔야 한다는 압박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차기 정부가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귀(JCPOA·포괄적 공동행동) 이후 이란의 배후(behind enemy lines)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승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극좌파 성향 정부, 테러 후원자(아랍계 정당 라암)에 의존하는 정부가 가자지구내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또는 이스라엘 군인에게 전범 혐의를 씌우려는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제대로 싸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반네타냐후 진영 연정은) 대중에 대한 사기”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對)팔레스타인 외교를 담당했던 영사관 재건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중동평화구상으로 무력화했던 두 국가 해법(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에도 긍정적이다.

ICC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발생한 전쟁범죄에 대해 지난 3월3일 정식 수사를 개시했다. 이스라엘은 ICC 설립 조약인 ‘로마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만큼 ICC가 형사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ICC가 반유대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도 비난한다.

리쿠드 소속인 야립 레빈 크네세트 의장도 반네타냐후 진영 연정을 ‘극단적인 좌파 정부’로 규정했다. 레빈 의장은 새로운 정부를 승인하기 위한 투표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레빈 의장의 측근들은 오는 9일 또는 14일 새로운 정부를 승인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예시 아티드는 오는 7일 크네세트에 연정 구성을 위한 과반 의석 확보를 통보할 예정이다. 의장은 통보 받은 날로부터 일주일 이내 승인 투표 일정을 정해야 한다. 현지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최후 저항을 지원하고자 일주일을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점쳤다.

차기 총리 후보인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발끈했다. 극우 초정통파인 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 보좌관 출신으로 제3지대를 자처하다가 예시 아티드 당수인 야이르 라피드로부터 총리직 교대 수행을 제안받고 반네타냐후 진영에 합류했다.

베네트는 같은날 반네타냐후진영에 합류한 8개 정당 대표와 회동한 뒤 성명을 내어 레빈 의장에게 오는 9일 승인 투표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는 참사가 되거나 재앙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 변경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평범하고 정상적인 행사”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 정권은 군주제가 아니다. 누구도 권력을 독점할 수 없다”며 “어떤 정권도 많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퇴보해 교체된다”고 했다.

이어 “나라가 발전할 수 있도록 놔달라. 당신이 이끌지 않더라도 국민은 정부에 투표할 수 있다”며 “그 정부는 현 정부보다 10도는 오른쪽으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연정 구성원이 대부분 중도우파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베네트의 발언 이후 우파 언론에 출연해 “베네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라며 “이번 정부는 지난 2005년 가자지구 철수와 오슬로 협정 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베네트가 국가를 파는 일(liquidation sale)에 관여하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