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나발니에 비트코인 기부금 쏟아진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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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가상화폐 비트코인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고 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다 구금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도 후원금을 가상화폐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보안성과 익명성을 지닌 가상화폐는 국제사회 감시망과 정부의 추적을 피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후원금이 확실히 급증했다”고 WSJ에 말했다. 미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하마스는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들은 국제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로이터는 푸틴의 최대 정적인 나발니의 측근들이 지지자들을 향해 ‘비트코인 후원금’을 호소했다고 3일 전했다. 러시아는 나발니를 지지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분류하고 나발니를 향한 일체의 후원을 금지했다. 나발니의 측근은 “러시아 은행을 이용한 거래는 정부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가상화폐는 은행 계좌와 유사한 전자지갑을 통해 거래한다. 은행 계좌를 만들 땐 개인정보가 필요하고 금융당국도 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전자지갑은 개인정보 없이 익명으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전자지갑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부나 수사기관이 파악하기 어렵다. 후원금을 받는 쪽의 전자지갑 주소만 알면 환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상화폐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후원자 입장에서도 절차가 간편하다.

단 전자지갑에 담긴 가상화폐를 달러 등 특정 화폐로 현금화하기 위해선 은행 계좌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하마스의 하부 무장조직인 알 카삼이 자금 세탁에 사용한 가상화폐 계정 수 십 개를 추적해 압수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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