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째 ‘野패싱 인사’ 김오수, ‘원전-김학의 사건’ 첫 시험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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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퇴근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퇴근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김오수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 강행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33번째 야당 ‘패싱’이다.”(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 성명서)

“33번째 청문경과보고서 단독 채택은 야당이 얼마나 문재인 정부에 비협조적인지를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것.”(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 브리핑)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임명을 재가한 것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의회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파행의 원인은 야당에 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맞섰다. 김 총장 임명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33명으로 늘어났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의 임명 강행 사례를 더한 것(27건) 보다 많다.

● 여당의 ‘3분 단독 처리’ 7시간 뒤 文 임명 재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김 총장 인사청문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 신경전이 몸싸움 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31일까지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고, 국민의힘은 청문회 재개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대신해 의사봉을 잡은 여당 간사 박주민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이미 진행된 데다 법에서 정한 시한이 끝난 상황이라 다시 청문회를 하자는 야당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법사위 단독 개의부터 청문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하는데 까지는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부터 청와대와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경 김 총장의 임명을 재가했다. 민주당이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한 지 7시간 만이다. 당초 이날까지 열린 ‘2021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로 인해 재가가 다음달 1일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문 대통령은 P4G 회의 참석 전 김 총장의 임명을 재가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굳이 다음날로 미룰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퇴임 이후 흔들리는 검찰을 빨리 안정시켜 달라는 청와대의 뜻도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 ‘원전, 김학의, 이용구 사건’ 기소 여부 첫 시험대
김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 등 현 정부의 고위층이 연루된 주요 사건 처리를 놓고 검찰 안팎의 주목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팀은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방침을 대검에 보고한 상태다. 김 총장이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할 때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택시기사 폭행 혐의로 기소할지도 김 총장이 결정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외풍막이’ 총장이 될 것인지 ‘방탄 총장’이 될 것인지는 김 총장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했다.

여권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김 총장의 태도도 향후 정국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총장이나 장관승인 없이 전국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검찰청 직제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다수의 일선 검찰청에서는 박 장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총장만을 지휘하도록 한 검찰청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란 반대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취임 직후 단행될 검찰 인사에서 김 총장이 박 장관에게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전달해 관철할지 등도 검찰 내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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