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자존심 포기” … 前 남양유업 회장, 임직원에 메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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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지분 전량을 국내 사모펀드(PEF)에 매각키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27일 오후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남양유업은 27일 경영참여형 PEF인 한앤컴퍼니에 홍 전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홍 회장은 e메일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또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웠다”고 지분 매각의 배경도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과장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홍 전 회장은 4일 외조카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혐의 및 지난해 발생한 경쟁사 비방 온라인 댓글 사건 등 과거 논란에 대해서도 함께 사과하며 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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