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 “‘종의 기원’ 쓰기 위해 2년간 사이코패스로 살아”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27일 14시 17분


코멘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 뉴스1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 뉴스1
이소설가 정유정이 작품을 위해 사이코패스로 살아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2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누적 판매 부수 200만의 스릴러 작가 정유정이 출연한 가운데 ‘7년의 밤’, ‘종의 기원’ 모두 실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먼저 ‘7년의 밤’에 대해 정유정 작가는 “원래는 다른 소설을 준비 중이었다. 근데 어느 날 아파트 게시판에서 11세 소년을 찾는다는 전단지를 봤다. 굉장히 불길한 거다. 근데 다음 날 남편이 전화를 했다.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톱뉴스가 있었는데 그게 전단 속 아이가 살인 사건으로 죽은 거였다. 저희 집앞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라고 설명했다.

가해자가 처음에는 아이와 병원에 갔지만, 이내 근교 댐으로 가서 공기총으로 아이를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고. 정유정 작가는 “부모는 아이를 찾아 다녔는데 시체로 돌아온 거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아무리 음주운전이라 겁이 났다고 해도 이해가 안 가니까 조사를 하러 제가 나갔다”라고 밝혔다.

정유정 작가는 가해자, 피해 아동의 아파트 단지에서 전혀 다른 얘기를 접하게 됐다고. “아이 아파트 근처 마트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아이 부모님이 엄해서 한두 번 집을 나간 적이 있었다고 했다. 반면 가해자 아파트의 경비원은 가해자가 평소 성실한 사람이지 그런 짓할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양쪽의 얘기를 듣고 오니까 ‘7년의 밤’이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게 진실인 지는 모른다. 근데 사건의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있다는 걸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집필 이유를 밝혔다.

사이코패스 박한상 사건을 모티브로 한 ‘종의 기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유정 작가는 “미국으로 유학 간 박한상이 현지에서 도박을 했다. 아버지가 야단쳤더니 화가 나서 부모를 40여 군데 찔러 죽였다. 말도 안되는 패륜 행위를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데, 어떤 사람이면 엄마, 아빠를 죽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심리학 공부를 하게 됐다”라며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특히 정유정 작가는 “‘종의 기원’은 사이코패스 1인칭 시점으로 썼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어떻게 감정을 이입해서 쓰셨냐”라는 물음에 그는 “3년을 썼는데 1년은 공부를 했다. 심리를 아는 것도, 쓰는 것도 쉽지 않아서 공부했다. 3년 중 2년을 집에만 박혀 있었다. 그 시기를 사이코패스로 살았다. 남편이 저를 무서워해서 2년간 각방을 썼다”라고 솔직히 털어놔 놀라움을 더했다.

MC 유재석, 조세호는 “지금 너무 무서웠다. 정말 그 정도냐”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정유정 작가는 “맞다. 빠져나오려니까 되게 어렵더라”라면서 “독자들이 그 소설을 읽고 나서 ‘작가가 사이코패스 아니야?’ 했었다”라고 밝혔다.

“사이코패스로 사는 건 어떻게 사는 거냐”라는 MC들의 궁금증에 정유정 작가는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반드시 범죄 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나만 생각하는 거다. 남은 공감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넌 다음이다. 모든 걸 다 내 이득으로만 계산하는 게 기본 개념이다. 그렇게 2년을 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유재석이 “당시 집안 분위기가 좀 어땠냐”라고 물어보자, 정유정 작가는 “고양이들도 조용조용 걸어다녔다”라고 해 폭소를 안겼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