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선거 앞두고 日스가 추락하는데…아베, 부총리 등과 결속 과시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24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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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아소 부총리 등과 새로운 의원연맹 출범
관계자 "아베 정권 변함없다는 과시, 심상치 않아"
"스가 후원자 니카이 간사장 견제 목적도 있어"

올해 9월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다.

2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 회장은 지난 21일 의원연맹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을 새롭게 발족했다.

아베 내각의 핵심이었던 3명은 올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와 각료·당 간부 인사를 위해 결속을 과시한 모습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특히 “스가 총리 후원자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고 풀이했다.

아베 전 총리가 발족한 의원연맹의 명분은 반도체 산업 재부흥이다. 아마리 회장이 회장을 맡았으며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는 최고고문으로 취임했다.

지난 21일 이 의원연맹 설립 총회에는 이들 3명 외에도 다케시타(竹下)파의 누카가 후쿠시로, 기시다파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조회장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자민당 내 파벌의 회장급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날 니카이 간사장의 ‘니카이파’ 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총회에서 “3명이 모이면 정국(政局)의 얼굴이긴 하나 틀림없이 반도체 이야기를 하러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민당 내에서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견해는 소수다. 아소파 관계자는 “아베 정권은 변하지 않았다는 연계를 과시할 의도가 있다.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자민당 내 다른 파벌들에서도 “정국은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소 부총리는 스가 총리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당 운영을 마음대로 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에 대한 불만이 강하다.

니카이 간사장은 당의 자금, 선거 공천권을 쥔 영향력 높은 자민당 핵심 간부다. 2016년 8월 전임인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전 간사장의 뒤를 이어 간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당의 자금, 선거 공천권을 쥐고 지금까지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역대 최장 간사장 재임 기간을 경신하고 있다.

주요 파벌인 니카이파(47명) 수장이기도 하다. 스가 총리가 가장 먼저 자민당 총재 출마 의향을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소 부총리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후 개각에서 니카이 간사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그의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여론의 불만 등으로 지지율이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는 스가 총리에게 아베 전 총리의 등판이 악재다.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22일 사회조사연구센터와 전국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은 31%였다.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은 중도 사임한 아베 전 총리의 임기인 올해 9월까지다. 9월에는 다시 총재 선거가 치러진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표와 지방 당원 표로 실시됐다. 따라서 국회의원표, 파벌들의 표가 중요하다. 니카이파를 차치하더라도 아베 전 총리는 아소파, 출신 파벌인 최대 파벌 호소다파(96명)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그가 여론의 지지율이 높은 다른 후보의 ‘킹메이커’를 자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베 전 총리는 사실상 스가 총리의 재임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변수에 따라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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