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김원웅 회장 멱살 잡은 애국지사 후손 제명…‘최고수위’ 징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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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용 씨
김임용 씨
광복회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회장의 멱살을 잡았던 애국지사 후손 김임용 씨(69)를 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복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명은 정관에 명시된 최고 수위의 징계다. 이에 따라 향후 광복회의 내홍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는 14일 김 씨에게 발송한 징계처분장에서 “광복회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 광복회장실 무단침입, 광복회원 명예 실추(광복회장 멱살잡이 등) 행위”를 징계 이유로 명시했다. 또 “김 씨의 이 같은 행위가 정관과 상벌 규정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어 제명처분한다”고도 했다. 앞서 광복회는 7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김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지만 수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광복회 정관에 규정된 징계는 경고, 자격정지, 제명으로 나뉜다. 다만 광복회에서 제명되더라도 독립유공자 후손 등에게 지급되는 정부의 보상급 지급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송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당함을 호소할 것”이라며 “광복회 명예를 실추시킨 건 정치활동을 해온 김 회장이 더 하다”고 말했다. 광복회는 정관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김 회장에 반대하는 광복회원들은 2019년 그가 취임한 뒤 노골적인 친(親)여권 행보를 보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임시의정원 의장과 임정 국무위원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 선생(1888∼1950)의 손자인 김 씨는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광복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김원웅 회장에게 분노한다”며 김 회장 멱살을 잡았다. 김 씨는 이 사건으로 최근 김 회장을 지지하는 광복회원에게 폭행 혐의로 고발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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