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꽃은 처음”…전세계 58개 정원, 서울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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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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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시민들이 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일까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진행한다. 2021.5.14 © 뉴스1
14일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시민들이 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일까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진행한다. 2021.5.14 © 뉴스1
“여기 근처에서 12년을 일했는데 이런 꽃은 처음 봐요. 너무 좋고 신기해요”

14일 서울 중구 서울역 옆 만리동광장에서 만난 오삼순씨(64)는 휴대전화로 연신 정원 사진을 찍어댔다. 오씨는 은행을 갔다 오는 길에 정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구 만리동광장과 손기정체육공원, 중림동 일대 곳곳에는 꽃과 나무로 가득한 정원이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진행한다. 7개국 58개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중 27개 정원은 박람회가 끝나도 철거하지 않고 주민 쉼터로 활용된다.

올해 박람회는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준비했다. 지난해 10월 개최가 예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을 연기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로 행사 장소를 다양하게 분산했다. 덕분에 동네 곳곳에서 정원을 만날 수 있다.

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인호 신구대학교 교수는 “정원이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박람회를 차별화했다”며 “정원을 만들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때문에 버려진 공간이 더는 더러워지지 않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손기정체육공원과 만리동광장 일대에는 가로수 사이사이에 꽃을 심어 ‘가로정원’을 만들었다. 골목 상인들이 직접 화분을 관리하기로 협약도 맺었다. 상가 입구에도 화단을 만들고 상인들과 협의해 이들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손기정체육공원에서 개막식을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양호 중구청장,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 대사, 요안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중구 손기정체육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중구 손기정체육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오 시장은 이날 중구 일대 정원들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아이고 덥겠어요”,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시민들이 “공원에 의자가 두 개밖에 없다 늘려달라”고 하자 “중구청장님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개막식에서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이즈음에 가장 절실한 게 정원 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정원박람회가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서울 구석구석을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해외여행을 갈 순 없지만 여기서 해외 이색정원을 보며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고 피로감도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박람회는 중구 곳곳에 정원을 조성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많은 행사를 치렀지만 끝나면 남는 게 없었는데 이번 박람회는 중림동 주민에게 크나큰 선물”이라고 했다.

서울정원박람회는 지난 2015년 1회를 시작으로 지난 2019년까지 방문객 406만명을 유치했다.

이번에는 국내 작가 중심이었던 ‘작가정원’ 참여를 국제 공모로 선정했다. 19개국에서 80개팀이 지원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정원박람회를 국제적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세계적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의 ‘해외 초청정원’, 국내·외 7개국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정원’, 동네정원사들이 꾸민 ‘동네정원’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 가족이 꾸민 ‘세계 가족정원’도 있다.

온라인에서도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국내외 100여개 정원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정원산업전’, 시민들이 정원을 추천하는 ‘서울정원여지도’를 만날 수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녹색정원과 세계 각국의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힐링이 되길 바란다”며 “서울의 정원문화와 조경산업이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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