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유치 나선 경기도…수원·용인·평택 유치전 본격화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14일 10시 49분


코멘트

경기도 "중첩규제 경기북부에 건립해야…미군반환공여지에 조성"
수원·용인·평택, 삼성과의 인연 강조하며 유치 경쟁 나서

경기도가 고 이건희(1942~2020)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미술품을 전시할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을 경기북부에 건립하자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경기도내에서 수원과 용인, 평택시가 저마다 지역 인연을 강조하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뛰어들었다.

자칫 과열 경쟁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최적지로 어디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삼성 유족 측은 지난달 이 회장 소유의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의 근대미술 작품 등 2만3000여 점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증받은 미술품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전시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도는 중첩규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북부 주민을 위해 미군 반환공여지에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긴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 건의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건의문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토균형발전 정책에서 소외되고 역차별 받아온 경기북부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강조했다.

도는 경기북부 4266㎢ 모두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지역이며, 42.8%가 팔당특별대책지역·군사시설보호구역, 11.7%가 개발제한 지역으로 묶이는 등 중첩규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는 국립문화시설도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면서 국정과제인 ‘미군 반환공여지에 대한 국가 주도 개발’을 제시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반환 면적 4833만㎡ 중 개발 활용 면적 1262만㎡인 20곳의 미군 반환공여지가 의정부·파주·동두천 등 3개 시에 있다. 이곳을 활용해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도는 시·군이 추진 중인 기존의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발전종합계획’을 고려해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에 필요할 경우 시·군과 계획 변경도 협의할 예정이다.

김종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가 주도로 주한미군 공여구역에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을 설치할 경우 다른 시·도가 민간 자본으로 부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초 지자체에선 수원·용인·평택시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뛰어들었다.수원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용관 마련 검토를 지시하자마자 ‘이건희 미술관’ 건립 당위성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본사와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의 묘소가 있는 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수원갑) 국회의원을 비롯해 염태영 수원시장, 3선을 지낸 이찬열 전 국회의원까지 힘을 실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4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수원이 최적지임을 강조, 그중에서도 이 회장 묘소가 있는 수원시 장안구 지역을 적극 추천했다. 시도 같은 날 염 시장 주재로 미술관 유치를 주제로 한 비공개회의를 갖기도 했다.

용인시도 전국 어느 도시보다 삼성과 깊은 인연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섰다.

현재 용인에는 삼성창업자 고(故) 이병철 회장의 소장품을 만날 수 있는 호암미술관이 자리해 있다. 호암미술관은 지난 1982년 이병철 회장의 호(號)를 따 건립됐다.

용인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면 대를 이어 수집한 삼성 컬렉션의 원스톱 관람이 가능질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했다.

또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할 경우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향후 정부 계획에 따라 지역 정치권 등과 협력해 구체적인 유치 방안을 마련하고 전방위적인 유치전을 펼칠 방침이다.

평택시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평택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반도체 공장이 관내에 있고, 경기도 유일의 무역항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지라는 입장이다.

그 밖에 전국적으로 부산, 대구, 광주, 경남 진주·의령, 전남 여수 등이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수원=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