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신 맞으러 갈 때 우버 공짜”…접종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2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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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접종 장소까지 가는 운송 수단을 공짜로 제공하는 방안을 내놨다. 주별로 접종시 현금이나 휴가 지급 등의 각종 유인책을 속속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임에도 최대한 이른 시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 접종을 더 몰아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6개주 주지사들과 백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백신 접종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공유차량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24일부터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조만간 새로 출시되는 앱을 사용해 가까운 접종 장소를 선택한 뒤 차량을 호출, 무료로 이용하면 된다. 독립기념일까지 미국 성인 70%에게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토록 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정부 및 지방 정부가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즉각 이용 가능한 연방 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립기념일까지는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중대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라며 “이에 도달하기까지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리더십은 남다르다. 그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연설이나 회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달 4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연설에서는 접종 신청을 위한 웹사이트 주소와 휴대폰 문자서비스 번호인 ‘438829’를 카메라 앞에서 5차례나 반복해서 불러주며 접종을 권고했다. 그는 “예약을 잡지 말고 그냥 동네 약국으로 바로 가세요. 공짜입니다”는 식의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영업 사원처럼 국민을 설득했다.

미국은 최근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접종률이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현재까지 전체 접종대상 인구(18세 이상)의 58%인 1억5340만 명이 최소 1회 접종을 했다. 이중 1억1660만 명(44.7%)은 2차 접종까지 모두 완료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3억3400만회의 백신이 미국 국내에서 생산, 배포됐는데 현재까지 접종은 2억6300만회 이뤄졌다. 7000만회 이상 분량이 아직 소진되지 못한 채 쌓여있는 셈이다.

백신 접종은 현재 1일 평균 219만 회 분량이 이뤄지고 있다. 4월 13일 338만 회 분량까지 증가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고점 대비 35% 가량 낮아진 수치. 남아있는 미접종자의 상당수는 백신에 대한 불신 등을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고 있어 적극적인 캠페인이나 설득 없이는 접종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달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조사에 따르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국인 중 ‘접종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9%에 불과했다. ‘지켜보겠다’와 ‘절대 안 맞는다’는 답변 등을 합치면 35%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각 주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뉴욕주는 이날 펜스테이션을 비롯한 뉴욕시내 8개 지하철역과 기차역에 임시 접종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타임스스퀘어 등 주요 명소에 간이 접종소를 설치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센터에서는 별도의 사전예약 없이 1회만 접종하면 되는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육청은 6월 30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마칠 예정인 교사와 직원들에게 500달러와 16시간의 병가를 주기로 했다. 디트로이트시는 백신 접종 대상자를 접종소로 데려오는 사람에게 1인당 50달러의 현금카드를, 웨스트버지니아주는 16~35세 접종자에게 100달러의 예금증서를 준다. 메릴랜드주는 백신을 맞은 주 정부 직원에게 1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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