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붕괴 위기’ 미얀마 어디로? 빈곤·굶주림·경제 나락까지

뉴스1 입력 2021-05-12 07:26수정 2021-05-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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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지 정확히 100일이 지났다. 그 사이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만 유혈진압 참상은 끔찍하다.

12일 AFP통신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쿠데타 반대 시위 희생자는 780명이다. 기구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800명에 가까운 시민이 목숨을 잃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수천 명이 구금되는 등 사실상 시민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도 계속해서 피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가뜩이나 미얀마 경제가 좋지 않았는데 쿠데타까지 일어나며 나라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대표적인 산업은 섬유가 될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나라도 그랬고 아시아에서도 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나라 경제의 근간이 섬유와 봉제다. 미얀마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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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임금과 다수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섬유와 봉제업은 미얀마에서도 2005년 이후 빠르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치안이 불안해지자 미얀마로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발주처를 인근인 베트남 등으로 빠르게 돌리고 있다. 섬유와 봉제 산업은 미얀마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봉제업에서만 당장 40만 명이 실직했고, 금융업에 진출했던 해외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현지에서 고용됐던 미얀마 인들도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20분 거리에는 한·미얀마 경제협력산업단지(KMIC)도 조성돼 있는데,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리나라도 발을 빼고 있다. 해외 자본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사회가 불안해지자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유통도 마비되면서 급속한 인플레이션도 함께 진행 중이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미얀마 시민들의 삶이 시간이 흐를수록 궁핍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엔개발계획(UNDP)은 코로나19 사태에 쿠데타까지 겹치면서 내년까지 인구의 48%인 2500만 명이 절대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얀마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세계은행은 올해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이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그룹 산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는 지난달 초 보고서에서 미얀마 경제가 올해 20%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해외자본이 본격적으로 들어간 2000년대 초반 미얀마의 절대빈곤층은 48%에 이르렀는데 2017년 기준으로 절대빈곤층은 25% 수준까지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진 한 늙은 군인이 일으킨 쿠데타로 인해 미얀마는 다시 20년 전으로 후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수백만 명의 생존 문제도 직면해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미얀마에서 300만 명 이상이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말로만 규탄을 외치는데 그치고 있다. 미얀마의 혼란은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지고 있고 군부에 대한 비난도 줄어들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미얀마가 10년 째 내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년 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은 강대국들의 명분 없는 교전과 인접국의 정세 불안,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 수백만 명에 이르는 난민 발생까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대가를 물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 사태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미얀마도 이 같은 전철을 밟지 말란 법도 없다. 국제위기그룹의 미얀마 선임 자문위원 리처드 호시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얀마는 국가 실패, 국가 붕괴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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