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MB-朴-이재용 사면론에 “국민 의견 듣겠다” 가능성 열어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0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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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후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후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서 판단해 나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특히 또 고령이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하니까 더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 우리 사법의 정의, 형평성, 국민들 공감대를 생각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4개월 전인 1월 신년 기자회견 때만 해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 국민 공감대 없는 사면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면 여론과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언급해 온도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이 여론을 봐가며 이들에 대한 임기 말 사면 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의견도 많이 듣고 있다”며 “경제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그런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그러나 여러 가지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면론에 분명하게 선을 긋는 대신 글로벌 반도체 경쟁과 두 전직 대통령의 건강 문제 등을 직접 거론해 사면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르면 8월 광복절 계기 사면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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