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 넘겼는데…北 대화 테이블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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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6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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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당 총비서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전날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에서 올라온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당 총비서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전날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에서 올라온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미국이 북한에게 공식적으로 또는 물밑으로 북측에 대화 시그널을 보내며 북미 대화의 공을 넘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고위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두 번째 접촉 시도를 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선언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접근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면서, 기존 ‘단계적 접근법’과 유사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미국의 ‘실용주의 외교’에 북한은 지난 2일 반발의 의사를 정확히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 집권자가 큰 실수를 했다”며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핵 위협에 대처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하기도 했다.

북한의 강력한 의사 표현에 하루 만인 지난 2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의 목표는 적대가 아니”라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블링컨 장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북측에 손을 내민 것이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북측에 북미 대화 ‘시그널’을 보냄과 동시에 수면 아래에서는 접촉을 시도해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월 중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공식적으로 알려진 미측의 북한 접촉 시도가 아직까지는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3월18일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조하며 ‘강대강, 선대선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접촉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들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설 수 있는 구체적인 미국의 조치나 결단을 우선적으로 보여 달라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접촉보다는 우선적으로 북한을 유인할만한 어떠한 ‘제안’이나 ‘카드’를 내밀어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미 정상은 오는 5월 21일(현지시간) 회담을 앞두고 있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만큼 조만간 대북정책 발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북한은 이러한 굵직한 한국과 미국의 외교 일정을 본 후 자신들이 입장을 표명하고, 존재감을 과시할 기회를 저울질할 것으로 점쳐진다. 즉각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자신들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히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큰 것.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리설주 여사와 함께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는 인민들의 가족을 격려하기 위한 행사다.

미국이 북한에게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김정을 총비서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내치’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올해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활동은 총 42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대남 또는 대미 등 대외적으로 보여준 행보는 없이 대다수가 내부 ‘정치’ 또는 ‘경제’와 관련한 행보뿐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북한의 태도와 관련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 활동 동향을 포함해 지난 2일 담화 이후 미국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 않아서 지켜보도록 하겠다”면서 예의주시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당국자는 미국이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북한에 설명하기 위해 접촉에 나서는 등 북미 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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