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수 보스아고라 대표 “‘비트코인 3억원 갑니까’ 묻는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5일 10시 00분


코멘트

게임체인저<4>보스아고라
보안, 확장성, 탈중앙화 모두 갖춘 ‘플랫폼 암호화폐’ 보스아고라
조만간 새로운 개념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선보일 예정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보고 제도화 서둘러야

이문수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쌍용정보통신,팍스넷,모네타 등 IT전문회사에서 핵심 개발자, 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고, 보스아고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문수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쌍용정보통신,팍스넷,모네타 등 IT전문회사에서 핵심 개발자, 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고, 보스아고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암호화폐에 대한 열풍은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특히 ‘김치프리미엄’이 10~20%가 붙을 정도로 한국은 유독 심하다.

취업 절벽, 부동산 절벽에 절망한 2030세대가 유일한 탈출구로 가상화폐 대열에 가담하고 자칫 부동산시장에서 ‘벼락거지’ 현상을 목도한 5060세대마저 ‘코인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 코인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암호화폐를 포함한 블록체인의 전망에 대한 낙관론자들 조차도 최근 투자 급증 및 가격 급등락 현상에 대해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지 옥석가리기가 벌어질테고 수천 개에 달하는 코인과 거래소들도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무엇이 살아남고 무엇이 사라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국내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인 이문수 보스아고라 대표는 “기술적으로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었는데 지적재산권 등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아 애플이 아이팟을 통해 전 세계 음원시장을 장악했다”며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MP3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도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조만간 새로운 개념의 암호화폐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암호화 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토큰인 '보아'에서 더욱 발전한 플랫폼 화폐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플랫폼 화폐는 MS 윈도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처럼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이고, 토큰은 서비스나 비즈니스로서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다. 애플리케이션 코인은 기존 플랫폼 바탕에서 약간 응용한 것으로 10분만에 뚝딱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대표의 기술적 이력은 탄탄하다. 쌍용정보통신(1994~1998년) 근무 당시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나오는 것처럼 하이텔 천리안이 최첨단 통신이었을 때 국내 최초로 스트리밍 서비스와 메신저 등을 개발했다. 이후 팍스넷, 모네타에서 2000~2014년 15년간 기술책임자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했다. 비트코인 거래소 (2014년), 디지털보안솔루션 업체인 이트리즈(2015~2017년)를 거쳐, 국내 최초로 ICO(암호화폐 공개 투자모집) 프로젝트인 보스아고라에 참여했다.

이문수 보스아고라 대표. 옛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 민의의 광장이었던 '아고라'를 지향해 회사명을 지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문수 보스아고라 대표. 옛 고대 그리스-로마 시절 민의의 광장이었던 '아고라'를 지향해 회사명을 지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최근 암호화폐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부터 새로운 신기술 적용 부문 이나 수익률이 높은 산업이 있으면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나온 지도 10년이 넘어 안정성과 사용성이 확인되었고, 전망이 좋은 기술이라 생각하여 암호화폐 산업으로 현재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2030세대가 똑똑하다고 본다”

- 정부는 통제 일변도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인정을 하기 때문에 7가지 적용할 분야(DID, 금융, 우정사업 등)를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질적인 규제나 지원에서 앞장서 이끌고 나가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 있다”

- 다른 나라는 어떤가

“우리 정부에서 제도를 빠르게 정립하지 않으면 미국이나 중국 등에 블록체인에 대한 패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스위스, 싱가포르, 캐나다 등의 금융 선진국에서는 정상적인 규제나 보호 틀내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양성화하는 법적 제도를 준비해가고 있다. 미국도 얼마 전에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지 않았는가.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에서는 제도화 순서를 밟아가고 있다. 무조건 통제만 하지는 않는다”

- 어느 수준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팍스넷 경험도 있어 증권시장에 대해 대체로 이해가 있는 편이다. 암호화폐 시장도 증권시장과 여러가지 면에서 거의 유사하므로 증권시장에 준하는 규제가 있으면 될 것이다”

- 금융실명제에 코인도 들어 가야하나

“암호화폐는 근본적인 성격상 금융실명제로 전부를 포획할 수가 없다. 네트워크의 범위가 한 국가 안에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전부 통제할 수는 없다. 국가가 통제하는 범위 안에서의 시도를 넘어 그 이상의 것을 국가가 통제하려해도 이 조차 전부 규제를 벗어난 곳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 세금 부과 및 탈세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통제 포인트는 2가지 정도다. 거래소와 지불시스템이다. 지불시스템을 신경 쓰지 않으면 모든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지불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국세청에 신고 되도록 하는 PG(Payment Gateway)시스템을 만들어서 사용하게 보급해야한다. 그러면 우선 매출신고가 되므로 일부러 탈세를 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소득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며 과세를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으로 자동차를 살 경우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 측에서는 실명으로 거래가 되어야하고 거래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신고를 해야하므로 탈세를 할 수가 없다. 거래는 쌍방간 거래에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방의 거래내역도 마찬가지다. 탈세를 하려고 작정한다면 금이나 현금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이문수 대표가 블록체인기반의 생태계가 미래의 실물경제에 끼칠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문수 대표가 블록체인기반의 생태계가 미래의 실물경제에 끼칠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보스아고라’는 어떤 프로젝트인가

“2017년 국내의 블록체인 플랫폼의 실질적인 태동기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ICO(Initial Coin Offering 코인기업공개)를 전세계 95개국에서 6902 BTC(비트코인)의 모금을 이끌며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주목을 끌었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보여지는 독단적인 운영은 있을 수 없다”

- 앞으로 계획은

“현재 ‘BOA’가 국내외의 여러 유명 거래소들에 상장되어 유통되고 있으며, 곧 코인넷․메인넷의 출시와 함께 더욱 큰 거래소들에 추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영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De-Fi((Decentralized Finance․탈중앙화 금융) 영역에서 더욱 확대하여 실물경제의 영역을 아우르는 T-Fi (True-Finance) 를 추구한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금융투자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제모델을 선보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탈중앙화, 보안성 및 확장성에 대한 트릴레마(trilemma․논리적 3중 충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기술적 특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 비트코인 요즘 시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최고점이 아닌가? 지금 투자하면 늦지 않은가?

“지금부터 금융적인 목적의 투자자가 줄어들면 가격이 빠질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실사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 블록체인이 없으면 안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실투자자들이 빠져나가 잠정 수요자로 바뀌며 단기적 하락이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대세라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분명히 통제하는 부분이 있으나 이 부분은 국가적인 차원을 넘는 부분으로 모든 것을 제약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자도 비관론자도 아니지만 “비트코인이 3억원 갑니까” 라고 물어보면 “충분히 간다” 말할 것이다. 다만 시기를 모를 뿐이다. 이는 신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