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고록’ 출간 논란에…北 “언론·출판 자유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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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3일 1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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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국내에 출간돼 이적표현물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 북한이 “히스테리적인 대결 광기”, “비열한 책동”이라며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남조선에서 위대한 수령님의 회고록이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법조계와 보수 언론들은 ‘보안법 위반’, ‘이적물’ 등으로 고아대며 히스테리적 대결 광기를 부리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 역시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 놀음을 벌여놓고 회고록의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출간을 막는 것은) 태양의 빛을 가려보려는 반동들의 어리석은 객기, 파쇼적 망동”이라며 “민족과 인류에게 참다운 삶의 지침을 밝혀 주는 대백과전서를 지금껏 남조선에서 출판보급되지 못한 것 자체가 민족적 수치”라고 지적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정의와 진리가 말살된 암흑의 땅, 참다운 언론의 자유마저 무참히 유린당하는 민주주의 폐허지대 남조선 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도 이날 재중동포 사회학자 리명정의 ‘출판의 자유도 없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글을 게재해 “남조선에서 얼마만한 자유와 민주주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이 진나라때 모든 사상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한 ‘분서갱유’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는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 중에서도 가장 초보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북한에서 김일성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대외 선전용으로 발간했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달 1일 이 책을 총 8권짜리 세트 원전 그대로 출간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시민단체가 법원에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들은 이 책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 동시에 온라인 서점에서도 검색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경찰도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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