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증장애인의 4년 넘는 투쟁, 법 차별조항 바꿨다

뉴시스 입력 2021-04-28 05:46수정 2021-04-28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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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 지원 급여' 신청 규정 미흡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자는 수급 안 돼
광주 북구 복지서비스 변경 신청 거부
헌법불합치 결정 이끌어 자립 증진 기여
광주에 사는 50대 중증장애인이 4년 4개월 동안 법적 투쟁을 벌여 승소하면서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게 됐다.

소송 과정에 노인성 질환이 있는 65세 미만 중증장애인은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받을 수 없게 한 ‘장애인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 불합치 결정까지 이끌면서 장애인들의 자립과 권익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현 부장판사)는 A(58·여)씨가 광주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사회복지서비스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북구가 A씨에게 한 사회복지서비스 변경신청 거부 처분은 위법하다.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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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다발성 경화증·하반신 경직 등을 앓고 있는 노인성 질병 환자로, 뇌병변 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이다.

A씨는 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인정을 신청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 1~5등급 중 3등급 판정이 나왔다.

이 판정으로 2011년 4월부터 요양보호사로부터 주 5회·하루 3시간의 신체·가사 활동 지원을 받았다.

A씨는 2016년부터는 건강 악화(3등급→2등급)로 주 6회·하루 4시간의 방문 요양 서비스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하루 4시간의 지원만으로 자립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9월 북구에 장애인활동법에 따른 활동 보조 신청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 변경 신청을 했다.

재활과 자립을 위해 다양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장애인을 돕는 활동 지원사의 근무 시간 혹은 지급받는 비용을 의미)는 월 한도액 최고 648만 원, 하루 최대 14시간까지 활동 지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노인 장기요양 급여로는 월 최고 149만 원, 하루 4시간의 요양보호사 지원을 받는 데 그친다.

북구는 A씨가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와 비슷한 노인 장기요양 급여를 받는 점과 ‘장애인활동법 5조 2호’를 들어 A씨의 복지서비스 변경 신청을 거부했다.

해당 법 조항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 정하는 노인이 아닌 사람만 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규정상 65세 이상이거나, 그 미만인 경우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앓고 있으면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신청하지 못한다. A씨는 65세 미만의 노인성 질병 중증장애인으로, 자격 조건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변경 신청을 거부당한 A씨는 2016년 12월 거부취소 소송을 냈다. 요양보호를 먼저 선택했고 노인성 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복지 서비스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취지다.

건강이 악화됐는데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법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광주지법은 2017년 7월 ‘A씨처럼 65세 미만인데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장애인활동법 5조 2호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65세 미만의 장애인 가운데 일정한 노인성 질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자립 욕구나 재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된 이상 이 사건 법률 조항은 사건 거부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아직 확정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거나 개선 입법 규정으로 대체되지는 않았을지라도 이미 그 적용이 중지돼 있는 상태로 봐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헌재는 장애인활동법 5조 2호에 대해 2022년 12월 31일까지 개선 입법을 하라고 선고했다. 개선 입법 전까지 현행법이 잠정 적용된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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