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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화이트 오스카’ 탈피 몸부림…연기상 후보 절반이 유색인종-외국인

입력 2021-04-26 19:03업데이트 2021-04-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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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는 지난해에 이어 ‘화이트 오스카’의 오명을 지우려는 데 박차를 가했다. 미국 중심주의에서도 탈피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한 세기에 가까운 아카데미의 역사에서 변화의 바람은 최근에야 불어 닥쳤다. 2016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널리 공유된 ‘OscarsSoWhite’(오스카는 너무 하얘) 해시태그 운동이 시발점이 됐다. 2015년과 2016년,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을 모두 백인으로 지명한 뒤 그간 누적된 불만이 폭발하며 역풍이 된 것이다.

중요한 분기점은 지난해에 왔다. 한국영화 ‘기생충’이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모두 4개의 트로피가 ‘기생충’에게 돌아가고 봉준호 감독이 현지에서 대담한 인터뷰(‘아카데미는 국제 영화제가 아니다. 매우 로컬이다’)를 하며 아카데미의 철옹성에 균열을 냈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명장면은 미국 바깥에서 만들어졌다. 봉 감독이 바통을 건네고 윤여정이 이끌었다. 봉 감독은 감독상 후보를 한국어로 소개했으며, 윤여정은 “내 이름을 잘못 발음한 것을 용서한다”는 말로 미국 중심주의에 웃으며 펀치를 날렸다.

올해 연기상 후보에는 다양한 인종의 배우가 포진했다. 남우주연상 후보군에는 파키스탄계 영국인(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 흑인(고 채드윅 보즈먼·‘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한국계 미국인(스티븐 연·‘미나리’)이 공존했고,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대니얼 컬루야(‘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레슬리 오덤 주니어(‘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등 흑인 세 명이 지명됐다. 여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불가리아 배우 마리아 바칼로바까지 치면 유색인종이나 비(非)미국권 인물이 연기상 후보 20명 가운데 딱 절반인 10명에 달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1929년 1회부터 2016년 88회 시상식까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총 1668명 중 유색인종은 6.4%에 불과했다. 1991년부터 25년간 조사에서도 11.2%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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