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황교안·나경원…‘한국당’ 이미지 소환에 우려도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6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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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참회록 출간…오세훈 돕고 청년 현안 목소리
나경원, 전당대회 고심…관계자 "여러 사람 만나는 중"
20대 국회 '태극기 보수' 이미지…패스트트랙 재판도
중진들도 '쇄신' 강조…"단식했더니 민주당이 180석"

자유한국당 당시 지도부였던 황교안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4·7 보궐선거 압승 이후 몸풀기에 나섰다. 원외 세력화, 당권 도전을 통해 각자의 입지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황 전 대표는 보궐선거 국면을 앞둔 지난 2월 참회록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하며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용산 재개발 구역, 노량진 고시촌 등을 방문하며 오세훈 당시 후보를 물밑에서 도왔고, 선거 이후엔 종편 시사프로그램 출연에 이어 청년 고독사와 가상자산 세금 부과 등 민감한 현안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나 전 대표도 당대표 도전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이후 형성된 ‘탈(脫) 영남당’ 기류에 편승하겠단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나 전 의원의 경선 캠프에 있던 영남·충청 등 다양한 지역 인사들이 최근 당내 의원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나 전 대표가 여러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고 있다. 얘기들을 다양하게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환영’보다는 ‘무반응’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의 승리로 겨우 4연패 고리를 끊었다. 김 전 위원장의 ‘좌클릭’ 행보, 중도 끌어안기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반면 두 사람은 20대 국회에서 장외투쟁, 단식, 삭발 등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태극기 보수’, ‘아스팔트 우파’ 이미지를 얻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낡은 보수를 설명할 때 ‘도로한국당’ 표현을 쓴다. 진중권 전 교수는 황 전 대표를 향해 “넋 놓고 있는 게 애국”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두 사람이 현재 패스트트랙 재판 중인 것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황 전 대표,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회의장 점거 등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의원은 “몸을 바쳐서 최선을 다했고 그 공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나란히 아직까지 (재판 중으로) 그렇게 돼 있는 상황이 자꾸 옛날을 떠올리게 하니까 일반 국민 눈에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중진들 사이에서도 쇄신을 강조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단식, 삭발 다 해봤다. 그런데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은 우리 선택 안 하고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유의동 의원은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옳고 그름 상관없이 발목 잡는 정당 이미지”라고 20대 국회 책임론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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