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모친 시국농성 무죄”…검찰, 41년만 재심청구

뉴시스 입력 2021-04-22 12:04수정 2021-04-22 12:0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태일 열사 모친 포함 총 5명…검사직권
계엄포고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적 있어
검찰 "헌정질서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
검찰이 고(故) 전태일 열사의 모친 등 과거사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직접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북부지검은 5·18 민주화운동 등 1980년 전후로 발생한 사건으로 처벌을 받았던 전 열사의 모친 고(故) 이소선 여사 등 5명에 대한 직권 재심을 청구했다고 22일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유죄가 확정된 형사사건이라도 재심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당사자나 유족뿐만 아니라 검사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아들의 분신을 계기로 노동·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이 여사는 1980년 5월4일 당시 계엄당국의 사전허가 없이 시국성토 농성에 참여했다. 같은 달 9일엔 ‘노동3권을 보장하라, 민정을 이양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는 집회에 참가했다.

주요기사
이에 계엄보통군법회의는 같은 해 12월6일 계엄포고를 위반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 여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2·12사태 이후 신군부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저지른 행위는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해당한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파괴 범행 저지나 반대 행위는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여사의 유족도 재심을 원해 검찰은 지난 21일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1970년 11월13일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해 사망한 것을 계기로 노동운동가로 살아온 이 여사는 지난 2011년 9월3일 향년 81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또 다른 직권 재심청구 대상인 양모씨와 고(故) 김모씨는 1980년 6월11일 사전검열을 받지 않은 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출판한 경우이다. 결국 다음 해인 1981년 1월24일 이들은 계엄포고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함께 법정에 서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1986년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씨는 지난 3월12일 검사의 직권 재심청구 대상이 됐지만 김씨는 유죄 판결 기록만 있을 뿐 전산상 주민조회 자료 등 본인과 가족의 자료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양씨는 “김씨가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 이상으로 민주화를 위해 기여한 친구”라며 “비록 사망했지만 친구의 명예를 회복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진다.

이에 검찰은 관할 주민센터에 사망자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재차 문의한 끝에 수기로 작성된 김씨의 개인별주민등록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후 김씨 유족에게 연락하자 ‘우리 가족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동생을 가슴에 묻은 채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지내왔는데 잊지 않고 챙겨줘서 고맙다’며 재심청구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씨도 이 여사와 함께 지난 21일 재심이 청구됐다.

세 사람 외 불온 유인물을 검열없이 출판해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이모씨, 정부를 비방하는 시위를 벌여 항소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은 조모씨 등도 검사 직권의 재심이 지난달 12일 청구됐다.

검찰은 “잘못된 과거사의 재심청구와 같은 적법절차 준수 및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공익 대표자로서 검사 소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