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에게 속옷 담긴 편지 수백통이…佛 속옷업계 ‘란제리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2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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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가 최근 란제리 팬티 등 속옷이 담긴 항의 편지 수 백 통을 받았다고 미 CNN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필수 업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상점이 폐쇄됐는데, 필수 업종으로 지정되지 못한 속옷 업계가 집단 반발하며 ‘란제리 시위’를 벌인 것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총리에게 발송 된 란제리 인증샷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 리옹에서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나탈리 파레데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속옷 판매점 200여 곳이 단체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는 200벌의 팬티가 총리에게 발송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집단 행동에 참여한 속옷 매장들이 ‘필수적(Essentiel)’이라는 문구가 적힌 란제리와 총리에게 보내는 서신을 찍은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필수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는 의미다.

속옷 업계 측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프랑스 전역에는 수 백 곳의 속옷 매장이 있는데 코로나19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꽃 가게, 음반 가게, 미용실, 서점조차 필수 업종으로 지정돼 문을 여는데, 왜 속옷 매장은 지정에서 제외 됐냐”고 항의했다. 이들은 “속옷은 위생과 안전의 문제다. 당신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속옷을 입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프랑스 매체 진포스974는 속옷업계의 이 같은 단체 행동을 ‘액션 퀼로트(#actionculottee)’라고 부른다고 21일 전했다. 퀼로트는 프랑스어로 속옷, 또는 팬티를 의미한다. 다른 현지 매체 더로컬프랑스에 따르면 이 시위는 한 속옷매장 운영자가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에 제안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필수 업종으로 지정돼 영업이 허용된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속옷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같은 란제리 매장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5월 중순 비 필수 업종과 바, 야외 카페 등의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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