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밀착에 부담 커진 文…‘백신 협력’ 한미회담 의제 되나

뉴시스 입력 2021-04-19 15:58수정 2021-04-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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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스가, 정상회담서 공조 확인…대만 고리로 中 압박
스가, 방미 기간 화이자 CEO 통화…日 언론 추가공급 보도
文대통령 "평화 시계 재가동, 백신 협력 등 한미공조에 심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으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이 막을 내리면서 다음 차례를 준비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對) 중국 견제 전략 최전선에 일본을 앞장세운 대가로 미국과 일본이 더 밀착한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보다 정교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공동안보를 위한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전체적으로는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공동전선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의 합의 아래 미국과 일본이 서로 원하는 것을 하나씩 주고받은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미국 입장에서는 공동성명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명시적으로 적시한 것이 큰 성과로 꼽힌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도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과 함께 중국이 예민해 하는 양안 문제를 공론화하는 형식으로 대중국 압박 전선에 나선 형국이다. 미일 정상 공동문서에서 대만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1969년 이후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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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포위 전략의 앞장선 반대급부로 스가 정권의 명운이 걸린 도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등 실리적 전략을 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원하는 것을 내주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받아내겠다는 아니냐는 것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은 늘 그렇듯 자기가 제일 먼저 가(려)고 (한다)”면서 “지금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업이 거의 일본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 지금 중국 때리기에 앞장 서 있는 게 일본”이라며 “(일본) 내부적으로 도쿄올림픽이라지 스가 정부가 생각보다는 지금 취약하니까 이게 서로 합쳐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부적으로 이미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는 국내 정치 요인이 작동하는 상황에서 자국에 우호적 인사로 채워진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에 앞장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북핵 문제 해결 방법에 관해 스가 총리만 별도로 언급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에 대해 “유엔의 제재 사항이라 하지만 제일 많이 나서는 게 단거리도 금지해야 된다는 게 일본”이라며 “거기에 납치 문제, CVID까지 걸어서 (북미 비핵화 대화) 입구를 완전히 막고 있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에 사활을 건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루비콘강’을 건넌 대신, 올림픽 개최에 필수적인 일본 내 방역을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올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정상회담 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전화통화를 통해 백신의 추가 공급을 요청했다.

방역에 실패한 일본 정부가 만회하기 위해 화이자와 연내 1억4400만회분(7200만명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고령자 3600만명분의 백신을 6월 말까지 추가 공급받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달 뒤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백신 공급’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간 여러 채널로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를 긴밀히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모더나의 스테파네 반셀 CEO와 화상 통화를 갖고 코로나19 백신 1000만명분(2회 접종·총 2000만 도즈)의 추가 공급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번 방미 기간 도중 문 대통령의 ‘백신 외교’가 재가동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상회담 공식 의제가 늘어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종 발표 이전에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전략이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할 ‘외교적 청구서’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결정에 따른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백신 추가 공급까지 한미 정상회담의 테이블에 올린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이라는 본질이 오히려 우선순위 면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5월에는 한·미 정상회담도 계획돼 있다”며 “멈춰있는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 협력과 코로나 대응, 백신 협력 등 양국 간 현안에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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