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물품 찾으러온 고덕동 주민들 “택배기사에 감사…빨리 해결돼야”

뉴스1 입력 2021-04-14 17:51수정 2021-04-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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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주민들이 상일동역 1번출구 근처에 배송된 택배물품을 찾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동구 고덕동 5000세대 규모 아파트에서 지상도로 차량진입을 금지하면서 14일부터 해당 아파트의 개별배송이 중단됐다.

배송물품이 쌓여있는 아파트 입구로 직접 물품을 찾으러 와야하는 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전국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아파트 개별배송 중단을 선언하며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택배노조에 동참하는 회사는 롯데택배와 우체국택배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로젠택배는 기존처럼 개별배송을 이어간다.

이날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역 1번출구 앞에는 800여개의 택배물품이 쌓였다. 택배기사들은 해당 물품을 동별로 분류하고 문자를 받고 온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주민이 동과 호수를 불러주면 택배기사들이 찾아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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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 모자를 눌러쓰고 물품을 찾으러 온 20대, 손수레를 끌고 나온 40,50대, 아이의 손을 잡고 온 30대 등 다양한 주민들이 나왔다. 간혹 헷갈려서 개별배송이 가능한 택배사의 물품을 찾으러 왔다 되돌아가는 주민도 있었다.

노조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택배물품 분류·전달업무를 도울 아르바이트생 3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무거운 물품은 주민의 집으로 직접 옮겨주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첫날인 오늘 상황을 보고 가능한 대로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를 찾으러 온 주민들은 대체로 “아파트의 갑질이 맞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들렸다는 안은경씨(60)는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택배기사들의 노고 덕분에 우리가 편할 수 있었다”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모씨(40대 후반)는 “아이들이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면서 보도블럭에 흠집내는 게 더 많은데 이를 다 택배기사의 책임으로 몰아간다”며 “택배차량이 들어오면 들어온다고 화내고 물건을 안 갖다주면 안온다고 욕하는 건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아파트 설계 당시부터 택배기사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택배수령 현장을 보러 왔다는 김모씨(55)는 “주민과 택배기사가 다 만족할 수 있는 합동보관소 등이 마련되면 좋을텐데 이 아파트에는 그럴만한 공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설계할 때부터 이런 문제를 고려해서 짓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현모씨(44)는 “이 아파트는 인근 아파트에 비해 천장이 너무 낮아 택배트럭이 천장에 껴 있는 모습도 봤다”고 지적했다. 현씨는 “냉동식품은 빨리 안 찾으면 금방 상할까봐 걱정되고 (입구까지 가는) 불편함도 있다”며 “지상에서 아이들 통행구역과 택배진입 구역을 나누는 방식으로 빨리 합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물품을 나눠준 민종기 전국택배노조 롯데 강동지회장은 “택배기사가 버티지 못하고 금방 그만두지 않고 고객과 유대관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수령 현장을 찾은 주민들 중에는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1년이나 유예기간을 줬는데 이제와서 우리한테 찾아가라 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다른 주민도 “아파트 주민이 갑질한다고 보도를 해놨다”며 “소비자가 편의를 원하는 게 뭐가 문제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노조 측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우리도 절실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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