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美 대학 강연서 “아시안 증오 범죄에 작품으로 맞서야 해”

봉준호 감독. ⓒGetty Image/이매진스

봉준호 감독이 미국 영화인들에게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해 작품으로 대담하게 맞서줄 것을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데드라인 등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의 영화·미디어 예술 칼리지에서 마련한 온라인 마스터 클래스 수업에 객원 강사로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미국에 살지 않기 때문에 외부인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한 사람으로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 범죄와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 운동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영화인들이 작품으로 대담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일어나는 사회 문제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이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이 용기를 내 이 문제에 맞설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인종차별 주제로 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똑바로 살아라’를 예로 들었다. 그는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표면 아래에 끓어오르는 문제를 표현하기 위해 통찰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준호는 자신이 연출한 ‘기생충’과 관련해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에 관한 이야기”라며 “‘현시대에서 부자로 사는 것과 가난한 자로 사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와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본질과 중심된 질문을 꿰뚫어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