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에게도 ‘★의 순간’이 올까? ‘MB의 길’ 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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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11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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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재보선에서 승리하며 10년 만에 부활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차기 행보를 놓고 벌써부터 대권가도가 열렸다는 평가와 관측이 나온다.

야권이 대선과 총선 등 전국선거 4연패를 끊어내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고 경선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 야권 대통합이라는 초석도 놓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이미 국민의 힘 당내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10년 만에 수도 서울에서 압도적 과반을 얻어 지지기반을 확보했고 당내에선 마땅한 차기 대선주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오 시장이 차기 유력주자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일제히 내놓기도 했다.

길게 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서울시장을 거쳐 대선 승리라는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이 전 대통령과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16대 총선에 출마해 정계에 입문, 이 전 대통령에 이어 서울시장에 취임했고 2010년에는 재선에 성고하며 최초의 연임 서울시장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보다 더 굴곡진 행보를 걸었기에 더 성숙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한다. 한 국민의당 중진은 “당내에서 오 시장이 해야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내공과 노련미로 적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희망 섞인 분석과 전망도 앞으로의 시정 운영에서 오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오 시장에게 이른바 봄날이 찾아왔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재건축 재개발 등 부동산 이슈와 악화된 서울의 서민경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지지는 곧바로 ‘원망’으로 돌변할수도 있다.

더구나 오 시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1년 여에 불과하다.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하고 억제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처럼 보여주기식 치적이던, 아님 실효성 있는 정책이던 무언가 보여줄 시간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오 시장이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도 재도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판에서 또다시 승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실패했을지 모르지만 서울시장으로는 성공한 몇 안되는 사례”라며 “당시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과 버스중앙차로제 등 대중 정책에 대한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오 시장은 아직 이같은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재보선 승리가 온전히 오 시장의 승리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이 많다. 오히려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크게 작용하고 선거 운동 기간에 앞서 터진 LH 땅투기 의혹 등 야권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 야권에 쏠린 표는 현 정권에 대한 분노로 봐야 한다”며 “절대 오 시장 개인의 표나 국민의힘에 대한 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을 치르면서 인물 경쟁력보다는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공정과 정의, 부동산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야권에 1표를 행사해주길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물리적으로나 정치 공학적으로나 오 시장이 당장 차기 대선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대권가도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오 시장 역시 다음 서울시장에 재도전을 밝힌 상태고 이번 재보선 출마 자체가 대선을 포기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 시장의 대선주자 평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당장 다음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4년 더할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차차기를 내다보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길을 갈지 여부를 떠나 그 지금은 예측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미다.

신 교수는 또 “서울시장이 되면 누구나 대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서울시장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이 전 대통령 단 하나 뿐”이라며 “서울시장이 된다고 해서 지지율이 오르는게 아니라 그에 대한 성과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은 보여준 것이 너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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