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선 임방울대로 가로등 정전 ‘아찔’…한전 긴급신고도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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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7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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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가로등 꺼진 도로는 위험한데 한전은 연락이 닿지도 않고….”

광주 북구의 한 왕복 10차선 도로 가로등이 정전됐으나 한국전력공사 고객센터에 긴급 고장신고 전화연결이 되지 않아 밤새 방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와 광주 북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광주 북구 양산동 임방울대로에서 가로등 10여기가 정전됐다.

야간점검을 진행하던 광주 북구청 한 직원이 오후 5시쯤 이를 발견하고 가로등 시스템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한전에서 관리하는 인입선(배전선로에서 갈라져서 가로등 인입구에 이르는 부분의 전선)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구청 담당자는 긴급 고장 신고 접수를 위해 한전 콜센터에 연락했다.

하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 여섯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통화량이 많아 상담원 연결이 어렵다”는 멘트만 나왔다. 구청 담당자는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콜백을 기다렸지만, 이마저도 오지 않았다.

결국 이튿날 오전 9시 이후 다시 전화를 걸고 나서야 고장 신고를 접수했고 정전 16시간 만에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북구청 담당직원은 “임방울로는 도로가 넓고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라며 “한전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가로등이 꺼져 사고라도 나면 어떡할까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한전은 고객센터에 밀려드는 민원전화를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전은 2017년 8월부터 야간 민원 접수 고객센터를 서울, 충북, 대전·충남, 부산·울산 본부 등 4개 거점으로 통합해 운영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간에 발생한 민원은 각 지역 본부에서 접수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거점별 고객센터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서울본부는 서울·인천·제주, 충북본부는 충북·강원도, 대전·충남본부는 경기 남북부와 대전·충남, 부산·울산본부는 부산·울산·대구·경북·광주·전남·전북 지역의 민원을 접수한다.

야간에는 광주에서 발생한 고장신고를 260㎞ 떨어진 부산·울산본부에서 접수하는 구조다. 부산에 있는 부산·울산본부 고객센터 근무 인력은 5~6명으로 알려졌다.

종합해보면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광주전남본부 고객센터가 연결되지 않았고 오후 8시 이후에는 부산울산본부가 먹통이었다. 야간통합고객센터는 물론 주간 고객센터도 민원 접수에 구멍이 난 셈이다.

한전 측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고객 민원을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은 주간 업무(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중 광주·전남본부에는 평균 4800~5000개, 민원이 많은 월요일은 5500~6000개까지 접수된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보통 월요일에 콜 수가 확 늘어난다. 같은날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민원이 폭주해 전화 연결이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놓친 민원전화에 다시 전화를 거는 ‘콜백(Callback)’ 역시 하루 100건으로 제한했다. 북구청 담당자가 음성 메시지를 통해 콜백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은 이유다. 결국은 ‘아쉬운 사람’이 계속 전화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전 측은 “그때그때 급한 콜을 받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콜백 역시 100건으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며 “거점 운영 역시 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위해 2017년에 개편된 방법이고 특별한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관계자는 “야간 정전 사고는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며 “광주에서 정전이 났는데 부산에서 사고 접수를 하는 게 상식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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