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진짜 주인은 튤립? [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6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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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진벚’을 아시나요. 매화-개나리-진달래-벚꽃…. 봄 초반에 피는 나무 꽃들의 순서입니다. 산수유나 목련 등도 저 4개 꽃 사이사이 피지요. ‘벚꽃 엔딩’이란 노래도 있듯 벚꽃이 허무하게 꽃잎을 날리고 나면 봄이 끝났다 느끼기 쉽지만, 진짜 ‘봄꽃의 향연’은 이제부터입니다.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진분홍 복사꽃과 빨강 명자나무꽃은 이미 절정이고, 수수꽃다리(미스킴 라일락)가 개화해 진한 향기를 바람에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청계천변을 보니 조팝나무도 흰꽃향을 날려주고 있더군요. 가로수로 많이 심은 비누향 진한 이팝꽃이 몽우리를 올리며 대기 중입니다. 이팝도 떨어지고 나면 철쭉과 연산홍들이 아파트 단지나 가로 화단을 장식할 것 같네요. 그리고 꽃의 여왕 장미가 대미를 장식하겠죠 아, 우리나라꽃 무궁화도 여름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여름에는 봉숭아, 박대기꽃, 해바라기, 접시꽃, 수국, 코스모스 등이 줄지어 개화 될 테니 올 늦가을 까지도 꽃구경 좋아하시는 분들은 쉬실 틈이 없을 듯 합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서울 성동구 서울숲


요즘 한강 등 서울 시내 공원이나 길가 화단엔 튤립이 눈에 자주 띕니다. 우리나라 고유꽃은 아니지만 쉽게 볼 수 있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수선화와 같이 심어 꾸미기도 합니다.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볼 수 있는데, 구근(알뿌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개화 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그런 것 같습니다. 고유종 나무 꽃들은 일제히 피었다가 지지만 튤립은 2개월가량 여기저기를 빛내니 진짜 봄의 주인 역할을 하는 꽃은 튤립이 아닐까요?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꽃잎이 기형적으로 벌어진 꽃이 있어 튤립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꽃술이 이렇게 생겼네요. 서울 종로구
꽃잎이 기형적으로 벌어진 꽃이 있어 튤립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꽃술이 이렇게 생겼네요. 서울 종로구

올3월초, 서울 용산구
올3월초, 서울 용산구

서울 성동구 서울숲
서울 성동구 서울숲

서울 성동구 서울숲
서울 성동구 서울숲


튤립은 공원이나 지자체 조경 부처가 매우 선호하는 꽃이지요. 네덜란드의 꽃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원산지는 터키 지방입니다. 귀족과 우아함의 상징이라 희귀한 꽃이고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에버랜드 같은 곳에서 ‘튤립축제’를 따로 열만큼 귀했지만 이제는 도시 가로화단에서 봄 내내 쉽게 만날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글·사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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