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민 절반, “스가 총리 연임 반대”…코로나 대응에 불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5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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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9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국민의 59%가 “총리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한 여론조사가 공개됐다. 특히 응답자의 대부분은 더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속도 등 정부의 방역 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이 공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리가 언제까지 직을 수행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올해 9월 임기까지’라고 답했다. ‘즉시 교체를 바란다’는 답도 12%여서 국민 10명 중 약 6명이 총리의 연임에 부정적이었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지지율 하락 등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중도 사퇴하자 뒤를 아베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았다. 총리를 계속하려면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7%였다. 요미우리 조사 기준으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74%에 달했지만 올해 1월(39%)까지 급락했고 이후 소폭 반등세다.

지지율 약세의 주 원인은 코로나19 부실대처 논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월 17일부터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2일 기준 접종 횟수가 약 110만 건에 불과해 인구(1억2000만 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각각 국민 절반, 3분의 1이 백신을 맞은 영국, 미국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응답자의 70%가 “일본의 접종 속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다”고 불만을 표한 이유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도 59%로 ‘잘하고 있다(35%)’를 능가했다.

문제는 자민당 내에 스가를 대체할 인물도 별로 안 보인다는 데 있다.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거론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규제개혁상은 코로나19 백신 정책의 주무 장관이어서 방역 실패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스가 총리와 겨뤘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베 전 총리는 최근 강연회 등을 통해 “헌법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실상의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잇다. 그는 지난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주최 행사 ‘벚꽃을 보는 모임’에 지역구 주민을 불러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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