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거리두기 vs 정권심판…朴吳 공보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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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5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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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투표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자신의 공약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선거 공보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번 보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 중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한 사람은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로, 다른 한 사람은 문 대통령 때리기로 공보물을 구성했는데, 이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가 어떤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후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여당의 박 후보다. 박 후보는 공보물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성과를 앞세워 인물론을 부각하는 반면, 문 대통령은 최대한 배제하는 모습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문재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 것과 달리 홀로서기에 나선 것인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부동산 문제로 인해 정부에 부정적인 서울민심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박 후보 공보물에서 문 대통령은 3장의 ‘작은’ 사진에 등장한다. 이 중 1장에서만 문 대통령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2장에는 문 대통령이 잘 보이지 않거나 흑백으로 처리돼 있다.

공보물 첫 페이지는 ‘합니다 박영선’이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박 후보 얼굴이 있다. 개인신상을 알리는 2페이지를 지나 3번째 페이지에는 최소잔량주사기인 ‘K-주사기’를 보는 박 후보 모습이 크게 담겨있다. K주사기는 박 후보가 내세우는 성과 중 하나다.

이 사진 뒤로 흐린 흑백 사진이 1장 보인다. 이 사진에는 문 대통령이 누군가와 악수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악수 대상은 박 후보로 추정된다.

4페이지에는 작은 크기의 사진 5장이 있는데, 이 중 2장은 박 후보가 문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이다. 이 중 하나의 사진 속 문 대통령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표현돼 있다.

다른 1장에는 박 후보와 문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 밑에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 이뤄낸 1년9개월간의 성과란 제목의 글이 있다. 여당 후보를 강조한 모습이지만, 일반 시민과 함께 찍은 사진, 장관시절 사진 등과 함께 나열돼 ‘문재인 마케팅’은 최소화 한 모습이다.

공보물 중간에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마지막 페이지에는 휴가나온 아들과 포옹하는 사진이 담겨 있는데, 여성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보물 캡쳐. 2020.4.5 © 뉴스1
오세훈 후보 공보물에도 문 대통령 사진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문 대통령을 겨냥하는 글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한 페이지를 구성하며 ‘정권심판’과 ‘범야권 단일화’ 메시지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첫 페이지에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서울부터 공정·상생’이란 문구를 담았다. 재선 서울시장 출신으로 보궐선거 이후 시정을 빠르게 안정시킬 후보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공정’ 논란을 낳고 있는 여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유권자에게 전하는 내용이 담긴 3번째 장에는 “문재인 정부 4년, 박원순 시정 10년”이란 글이 있다. 이 글은 부동산 가격, LH사태 등을 지적하며 “공정과 상식을 앞세웠던 문재인 정권에 더 이상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는 국민은 없다”고 정부를 직격했다.

또 “충남에 이어 서울과 부산까지 민주당 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해 시정공백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다음 페이지에는 야권 단일화 경선을 치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은 사진을 게시, “국민 여망을 받들어 저희 두 사람이 하나 되었습니다”라며 자신이 범야권 단일후보임을 강조했다.

마지막 페이지는 오 후보의 손글씨가 적혀 있는데, 어김없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 후보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대한민국. 정권의 실패가 국민의 실패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 정상화, 공정과 상생의 서울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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