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중국 역할론’ 부상…미·중 악화에 ‘난망’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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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미·일, 북한 아닌 중국에 집중해야 할 때"
전문가 "미·중 관계 최악…협조 가능성 낮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가운데 전임 행정부에서도 이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자 ‘바이든은 중국을 통해 북한에 맞서야 한다’ 제하의 글에서 “중국이 북한을 만들고 지탱한다”면서 “미국과 일본은 그들 노력의 진정한 목표가 북한이 아닌 중국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군사·경제·정치적으로 지원하면서 북한 정권과 핵 프로그램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중국은 북한에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다”며 “최근 부인하긴 했지만 과거 러시아가 했던 것과 같이 핵 관련 프로그램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적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을 감싸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일상적인 일이 아니다. 북한과 중국의 공산당은 한 때 ‘입술과 치아처럼 가까운 사이’라고 선언했다”며 “대규모 보조금과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중국이 공급하는 90% 이상의 에너지 지원을 중단하면 북한은 급속히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제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강경 정책을 펼치면서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과 협력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8일 한국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관계가 악화하고 있어 중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1일 VOA에 “미·중 관계가 이렇게 악화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는 중국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미국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할 때에만 협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퍼트리샤 김 미국 평화연구소(USIP) 중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 만큼 북한 비핵화를 시급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중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중국은 한반도에서 현상 유지를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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