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한미일 안보회의’ 하는데…중국으로 달려간 정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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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1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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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무상개발협력 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1.3.30/뉴스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무상개발협력 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1.3.30/뉴스1 © News1
금주 말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우리 외교수장은 중국을 방문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미국 국무·국방장관 방한 계기 불거졌던 한미동맹 ‘엇박자’ 논란이 식지 않은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방중은 동맹국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다음달 2일부타 3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중국 푸젠성 샤먼을 실무 방문한다. 정 장관은 다음달 3일에는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겸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금주 말에는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다. 해당 회의에 참석하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최종 조율 작업을 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대(對)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중국 대응’의 필요성과 관련된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미 미일은 한차례 중국 대응을 위한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지난 16일 미일 국무·국방장관(2+2)회담을 통해서다. 미일은 공동성명에서 “기존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행동은 미일동맹과 국제사회에 정치·경제·군사·기술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중국을 역내 안보의 불안 요소로 지목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이번 한미일 안보회의에서는 자칫 한국 안보실장이 미국에서 대중견제 논의를 하고, 외교수장은 중국에서 한중협력을 얘기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한국을 한미일 3국 협력의 ‘약한 고리’로 여겨 ‘한국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18일 한미는 국무·국방장관회담에서 대중 견제와 대북해법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결국 공동성명에 ‘중국’과 ‘북한’이라는 용어를 제외했다.

또한 미국의 ‘반중전선’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협의체)를 두고서도 한미는 엇박자를 보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쿼드는 비공식적 동조국들의 모임이다. 여러 이슈 협력을 공조하려는 부분(에 목적이 있다)”며 “한국과도 긴밀하게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한 반면, 정 장관은 “쿼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다만 우리의 신남방 전략,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떻게 공조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러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만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 사이에선 한국이 미중 패권 싸움에서 어중간한 자세로 일관하다가 중국의 구심력에 빨려들어가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은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쿼드 등을 두고 한국의 불참을 확인하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직접적으로 쿼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선택적 다자주의는 안 된다”는 식의 우회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은 정 장관으로부터 반중전선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의 외교관례는 ‘국제 표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선전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그렇게 될 경우 미국에 있는 서 실장과 다른 내용의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미국이랑 한국 사이가 굉장히 불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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