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52년 만에 아카데미 시상식 볼 수 없다…中 심기 건드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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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0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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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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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5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중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작품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29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에서 1969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맡아온 TVB 방송을 비롯해 어떤 채널에서도 내달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TVB 방송 측은 오스카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한 이유에 대해 “순전히 상업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국내 매체에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방침은 이번 오스카 시상식 후보작으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두 낫 스플릿’(Do not Split)과 중국 출생 미국 감독 클로이 자오의 영화 ‘노매드랜드’(Nomadland)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두 낫 스플릿’은 2019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부터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까지의 과정을 담은 3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다. 노르웨이 출신 앤더스 해머 감독이 만들었고 이번 오스카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노매드랜드’는 경제적으로 붕괴한 기업 도시에 사는 여성의 삶을 그리는 영화로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노매드랜드’는 처음 중화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오 감독이 2013년 ‘필름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 있는 곳”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 언론과 현지 누리꾼들은 그를 향해 비난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에 열린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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