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40대…文 ‘콘크리트 지지층’ 마저 무너진다

이태훈기자 입력 2021-03-29 11:48수정 2021-03-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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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지고 있는 4·7 재·보궐선거를 열흘 앞두고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여권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4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와 모든 직업층,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 진보층을 뺀 모든 이념층에서 긍정평가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2~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3월 4주차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4.4%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정평가도 0.3%포인트 오른 62.5%로 나와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 변화에서 주목할 대목은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일컬어졌던 40대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40대는 여권에 웬만한 악재가 터져도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거의 대부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LH 사태’가 터지고, 그 즈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 후 보수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 부상하는 정치 지형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그간 요지부동이었던 40대 여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40대의 부정평가는 이미 22일 발표된 3월 3주차 주간집계부터 앞서기 시작했다. 2주차 조사에서 긍정평가 51.3%, 부정평가 45.6%였던 40대는 3주차 조사에서는 부정평가(51.8%)가 긍정평가(46.9%)를 앞질러 역전시켰다. 29일 발표된 4주차 조사에서는 전주보다 부정평가가 0.3%포인트 더 늘어 부정적 여론이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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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40대는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정치적 지지가 어디로 향하는지가 재·보궐 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 판도까지도 좌우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로 199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X세대’로 불린 40대는 경제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신세대였고, 반독재 정치투쟁 성향이 뚜렷했던 586세대와는 달리 개인주의적 성향과 자기주장이 강했던 세대다. 정치·이념적으로는 진보적인 색채를 많이 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여권의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했으나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과 LH 사태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정치적 지지 성향에서도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40대는 직장생활을 10년 이상 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세대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자가 주택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치솟는 전셋값에 주거부담이 급증한 연령대다. 그런 상태에서 ‘공정’을 국정철학으로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 공직자들이 뒤로는 투기성 짙은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례들이 LH 사태 이후 줄줄이 알려지면서 40대를 비롯한 젊은층의 배신감이 커진 것이 여권 지지율 하락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얼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의 서울 강남 아파트 전세금을 1억2000만 원 올린 사실이 공개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29일 전격 경질된 것도 40대와 젊은층의 분노를 더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공정, 평등, 정의'를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책임진 최고위 당국자였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연루된 LH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전임 시장들의 성범죄 때문에 치러지고 있는 데도 최근 여권 핵심 인사들이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을 두둔하는 듯한 문제의 발언으로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한 것도 공정 가치를 중시하는 40대와 젊은층의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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