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회유하는 中 “美서 만든 ‘신장 싸움터’에 휘말리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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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9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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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유린 문제로 제재를 주고받으며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은 미국이 만든 싸움터로, 중국과 유럽은 미국의 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내에서 제기됐다.

이는 양측의 갈등 분위기가 격화되고 있는 상황 속 관계를 개선하려는 중국 측의 ‘회유의 제스처’로 읽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求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9일자 사설을 통해 “중국과 유럽 모두 미국이 정해둔 전장(싸움터)에 휘말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서방 전체가 중국과 대결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 신장을 인화점으로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EU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은 지난 22일 중국의 신장 지역에서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중국 관료들에게 공동으로 제재를 가했다.

그러자 중국도 상대국들에 대한 보복 제재에 나섰다. 중국은 22일 유럽 측 인사 10명과 4개 단체에 대한 제재를 가했고 26일에는 영국의 기관 4곳과 개인 9명을 제재했다.

또 27일에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게일 맨친 회장과 토니 퍼킨스 부회장, 캐나다 의원 마이클 총과 캐나다 의회 내 국제 인권 관련 소위원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제재 대상자들은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 마카오 입국이 금지됐고 중국 국민·기관과의 모든 거래 또한 차단됐다.

중국과 유럽국가들은 이번 일로 상호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갈등이 깊어진 상태다.

지난해 맺은 ‘EU-중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이 좌초될 위기에까지 놓였다.

양국은 7년 만에 이 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특히 미국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EU가 중국과 해당 경제협정을 강행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한 EU와의 관계를 주도하게 됐다는 취지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제재 사태로 일부 EU 회원국에서는 협정 비준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매체는 “이념부터 경제협력에 이르는 중국과 유럽 사이에 치열한 갈등은 미국의 헤게모니(패권주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미국이 미리 정해둔 전쟁터”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설계한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세계는 더 분열되거나 심지어 다시 (냉전시대의) 양 진영이 될 것이며 미국의 극단적 정치 엘리트들이 보고 싶어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실현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그렇게 된다면 중국은 큰 전략적 환경을 잃게 되고 유럽 또한 전략적으로 독립하려는 목표를 잃고 중국시장의 상당 부분도 잃게 된다. (결국은 계속해서) 미국의 주도를 따라야만 할 것”이라며 “즉 중국과 미국이 모두 지고 미국이 단독 승자가 되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신장 관련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전적으로 미국 주도의 서방세계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서방에서 말하고 행한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엄청난 간섭”이라며 “중국은 국가 주권 및 위엄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맞설 수밖에 없고, 서방이 계속해서 비합리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다시 그것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동시에 중국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 중국은 세계가 분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은 중국과 서방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원치 않고 대신에 양측 모두 서로 간의 의견 차를 적절히 관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신장 정세에 있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고 서방세계는 신장에서 중국의 정책을 바꾸려는 생각을 버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매체는 “양측(중국과 서방세계)이 (현재 서로에게) 취한 조치는 경제 및 무역협력을 표적으로 삼거나 이 부분으로 확대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중국과 서방이 치열한 이념 경쟁 속에서도 누구든지 쉽게 이 선을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의 신장 문제로 인한 다음 제재 대상으로는 미국 중심의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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