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 논란’ 조선구마사 폐지…“한복이 중국옷” ‘K-게임’은 이미 빨간불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9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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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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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결국 ‘폐지’를 선언한 가운데 콘텐츠 업계에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과거 ‘콘텐츠 왕국’ 지상파3사 위주로 형성된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지상파의 쇠락으로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이번 사태는 예고된 악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 이후 중국으로 ‘수출길’은 막힌 상태에서 중국산의 국내 잠식이 심화되고 있는 게임업계도 차이나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큰손’ 텐센트가 국내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연이어 투자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어 중국의 한국 게임시장 잠식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 K-게임은 이미 중국화 적신호

사실 게임계는 조선구마사 사태와 비슷한 경우를 수차례 겪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샤이닝니키’ 사태가 그 예다. ‘샤이닝니키’는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국내에 출시한 게임으로 이용자가 3D캐릭터의 머리스타일부터 의상, 메이크업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옷입히기 게임이다.

그러나 페이퍼게임즈가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선보이며 문제가 생겼다. 한국 게임 출시를 기념하며 중국 서버에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내놓자 이를 본 중국 이용자가 “한복은 중국 의상인데 게임이 제대로 표기를 하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중국 여론이 악화되자 페이퍼게임즈는 해당 의상을 파기·회수 조치하고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복이 중국 의상이라고 인정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발생한 ‘스카이: 빛의 아이들’(스카이) 사태도 있다. 스카이는 게임 내 ‘갓’ 아이템을 내놓으며 ‘historical hat from Korea Gat’이라고 표기했다. 해석하면 한국의 역사모자 ‘갓’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본 중국 이용자들이 갓을 놓고 ‘중국 의상’이라고 반발하자 결국 개발사 댓게임컴퍼니의 제노바 첸 대표(중국 국적)는 “이번 모자 변경 사건으로 실망한 모든 유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중국의 문화가 아시아 전체,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며 “내가 중국 사람이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모자를 만들며 중국적인 요소를 많이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 대형 게임사 뒤엔 ‘주주’ 텐센트…중소형 게임사까지 잇따라 투자

중국의 텐센트는 국내 대형게임사를 넘어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 개발사까지 흡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텐센트의 국내 게임사 투자 소식은 올해만 벌써 네 번째다. 지난 1월부터 액트파이브‘ ’로얄크로우‘ ’라인게임즈‘ ’앤유‘까지 국내 게임개발사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심지어 텐센트는 국내 대형 게임사 넷마블의 지분 17.55%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배틀그라운드(배그)‘로 글로벌 히트를 친 크래프톤의 지분 13.2%를 가진 2대 주주다. 텐센트 관계사인 에이스빌을 통해 카카오게임즈 지분 5.63%도 있다.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게임계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위정현 게임학회회장은 게임에도 ’조선구마사‘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 회장은 “현재 한국 게임계는 텐센트 투자를 받으면 모두 기뻐하는 상황이다”면서 “현재 게임사들은 텐센트의 요구로 중국 작가를 고용하라고 하면 그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게임계는 ’샤이닝니키‘ 사태처럼 역사왜곡, 중국풍 논란을 겪었다”면서 “앞으로 게임계 전반에서 이같은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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