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 의원들, 김영옥 대령에 ‘의회 금메달’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8일 15시 51분


코멘트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 4명이 미군 최초의 아시아계 전투대대장 김영옥 대령(1919~2005)에게 ‘의회 금메달’을 주는 법안을 27일(현지 시간) 발의했다. 이 메달은 미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최근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공로를 재조명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메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 의원(59·민주·워싱턴), 앤디 김 의원(39·뉴저지·민주), 미셸 박 스틸 의원(66·캘리포니아·공화), 영 김 의원(59·캘리포니아·공화) 의원은 이날 김 대령의 지도력과 인도주의 실천을 기리기 위해 의회 금메달을 수여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인종 차별 및 증오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지금 아시아계 미국인이 국가에 기여한 바를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1919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독립운동가 김순권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김 대령은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72년 전역 후 전쟁고아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한인건강정보센터, 한미연합회, 한미박물관 등의 설립에 기여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미 정부로부터 특별·은성·동성 무공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도뇌르 무공훈장, 한국 태극무공훈장 등도 수여했다. 2005년 사망 후 하와이주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앤디 김 의원과 미셸 박 스틸 의원은 27일 한인단체가 주최한 온라인 미팅에 참석해 자신들의 인종차별 경험담을 밝혔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를 용납해선 안 되며 피해 이후 절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직후 기차에 탔을 때 옆자리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내 옆에서 떨어져 앉으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소개했다. 놀라고 당황해 아무 말도 못한 채 자리를 옮겼으며 그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스틸 의원 또한 지난해 지역구에서 회의를 주재할 때 중국 지도자 마오쩌뚱과 비교당하거나 ‘나는 당신처럼 개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