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패권경쟁 자신감 “中, 美 최강국 지위 못 빼앗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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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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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내 임기 중에는 중국이 최강대국 미국의 지위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는 않겠지만 첨예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비한 주요 경쟁분야의 투자 확대 방침을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에 대해 “중국과의 첨예하고도 첨예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통상 문제 및 홍콩 민주주의의 후퇴, 위구르족 탄압 등에 대한 이견으로 중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국제법과 공정한 경쟁과 무역 방식을 지키면서 겨룰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취임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시간 동안 통화했을 당시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미국 노동자와 과학에 대한 투자 △인도태평양 지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같은 글로벌 동맹 강화 △중국이 규범을 따르는 데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 등을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첫 쿼드 정상회의를 진행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이 어떻게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동맹 강화 방침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이것이 반중국(anti-China)적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 그는 “암이나 알츠하이머, 당뇨 등 관련 의학 연구와 인공지능, 양자, 바이오테크 등 미래 산업에서 중국이 장기 투자를 하며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며 미국이 이에 맞서 주요 분야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중국은 전 세계를 이끄는 국가, 가장 부유한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그런 일은 내 임기 중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왜냐하면 미국은 계속 성장하며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 대해 “푸틴처럼 권위주의가 미래의 흐름이며 민주주의는 복잡한 세상에서 작동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가 평소에 ‘독재자’라고 불리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한 셈이다. 그는 “시 주석은 뼛속에 민주주의가 없는 사람이지만 똑똑한 인물”이라는 과거 인터뷰 발언도 다시 반복했다.

78세 고령인 그는 재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내 대답은 ‘예스’”라며 “나는 재선에 도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 출마시 러닝메이트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될 것이라며 “그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4년 대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생각을 안해봤다. 모른다”며 “(그때) 공화당이 존재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다수 기관이 올해 전망치를 크게 상향조정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성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취임 100일 내에 2억 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1억 명으로 설정했던 초기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은 하나도 나오지 않아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다른 이슈로 옮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기자회견은 남부 국경의 이민자 문제와 의회 필리버스터, 외교안보 분야의 질문으로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사전 원고가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 답변을 꺼려왔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무난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한 기자회견이었지만 남부 국경문제를 비롯해 일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특유의 신경질적이거나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부국경에 대한 언론 취재를 허용할 것’이냐는 식의 압박 질문이 나오자 “그게 진지한 질문이냐”는 식으로 힐난하는 모습을 보였고, 답변 도중 “내 말이 너무 긴가. 여기서 멈춰야겠다”는 식으로 돌연 설명을 끊기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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