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명의 선택’ 본선보다 치열한 여론조사…吳安 필승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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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1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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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태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3.21/뉴스1 © News1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태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3.21/뉴스1 © News1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협상의 최대 난관이던 여론조사 방식에 21일 최종 합의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2~23일 이틀간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 승리하기 위해 남은 기간에 본선만큼 치열한 승부에 돌입할 전망이다.

오 후보 측이 주장하던 ‘후보 적합도’ 조사와 안 후보 측이 주장하던 ‘경쟁력’ 조사를 50%씩 반영하기로 해 일방적인 승부를 장담하기 어려워진 만큼 두 후보는 남은 기간 여론조사 승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첫날부터 능숙하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오 후보는 자신의 비교 강점인 서울시정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현장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서교동 일대 경의선 숲길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고, 일정이 끝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연트럴파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 프로젝트가 제 시장 임기 때 시작했다”며 “이건 솔직히 좀 자랑하고 싶다. 제가 서울시장이던 2011년 첫삽을 뜬 후 성공적으로 진행돼 타 역세권 개발의 수범사례가 된 모습에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후 오 후보는 홍대 앞 한 라이브클럽을 찾아 공연계 관계자들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에 관해 들은 뒤 “제가 일을 하게 되면 이분들이 어떤 형태로든 생계를 유지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겠다”며 실질적 지원을 약속했다.

여권에서 제기하는 ‘내곡동 땅’ 의혹에 대응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가 소유했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부지를 직접 방문하기도 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당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일가 소유의 내곡동 땅이 포함된 부지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게 영향력을 행사해 36억여원의 보상금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후보 측은 이 같은 주장을 한 천준호·고민정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오 후보 본인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오랜 지지기반인 중도층을 넘어 보수층까지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1야당 소속인 오 후보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보수층의 선택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후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조순 전 서울시장,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 등 보수 인사를 만나 왔다.

안 후보는 ‘친박’ 핵심이자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의 유튜브 방송에, 오 후보와 토론회를 마친 지난 16일에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펜앤드마이크’에 출연했다. 이날 오후에는 보수성향 유튜브 방송 ‘전옥현 안보정론TV’에 출연한다.

또 지난달 ‘제3지대 단일화’ 경쟁상대였던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의 토론회에서는 퀴어 축제와 관련해 “본인이 믿고 있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보수층 표심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현장 일정으로는 매주 주말마다 이어 오던 재건축·재개발 현장을 찾았다. 서울 금천구의 한 노후 아파트를 방문한 안 후보는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 (재건축) 과정이 단축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측은 단일화 여론조사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서로가 ‘더 큰 양보’를 했다고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 후보 측은 ‘무선전화 100%’ 방식에, 안 후보 측은 ‘후보 적합도’ 조사에 서로 양보했다고 겨루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명분은 크지 않고 실리도 없을 것이라는 반대도 있었다. 실제 협상 결과도 그렇게 됐다”며 “그래서 또 한번의 바보같은 결정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홀가분하고, 애초에 유불리를 계산한 적이 없으니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단일화 합의는 두 후보의 대승적 결단이 일궈낸 정치적 쾌거”라면서도 “특히 오 후보는 100% 무선전화와 경쟁력 조사방식 등 안 후보 측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희생적 양보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금천구 아파트를 둘러본 뒤 취재진과 만나 “저는 처음부터 실무협상단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어떤 결론도 수용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협상이 교착됐을 때 국민의힘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다 수용하겠다고 말씀드렸지 않나. 그래서 다시 협상의 물꼬를 트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로서 그 책임을 완수하고자 했던 안 후보의 대승적 결단과 겸허한 수용해도 불구하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늦게나마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준 국민의힘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국민의당 실무협상팀은 22~23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에 최종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는 100% 무선전화에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를 50%씩 따로 조사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론조사 2개 회사가 각각 1600개의 표본을 800개 경쟁력·800개 적합도로 조사해서 총 3200개 표본으로 단일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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