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북한은 왜 ‘3년 전 봄날’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북한 김정은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북중, 남북, 북미, 북러 등 일련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었지만, 이를 국가간 관계발전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3년 전의 봄날’ 은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통한 평화와 번영을 열어줄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는 반대로 핵미사일 능력고도화와 자력갱생을 들고 나와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이번에 ‘3년 전의 봄날’이라는 화두로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에는 눈을 감고 ‘그 좋았던 기회의 시절’을 되뇌고 있는 것이다.
둘째, 왜 북한은 3월 16일 오전에 김여정 담화문을 발표했는가. 한미연합훈련은 8일부터 시작됐지만, 담화문은 3월 16일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이 개최되는 날 나왔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보다는 미일간, 한미간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예상보다 빠른 템포에 당황한 것 같다. 바이든 행정부는 잠정 국가안보지침(Interim NSS Guidance)을 통해 미국이 국제무대로 돌아와 외교와 동맹관계를 회복할 것임을 알렸다. 쿼드 정상회담과 미일 2+2 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반복해서 다뤘고, 한미일 3자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미일 2+2 회담을 앞두고 지난 2월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해왔지만, 아직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요컨대 김여정의 ‘3년 전 봄날’ 담화는 평양의 세 가지 심리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이후 새로운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에 대한 비전을 마련하기보다는 2018년 봄이라는 좋던 과거에 얽매여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애써 무관심한 듯 했지만 속으론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리고 쓸모없는 조직을 정리하면서 남한을 압박하는 못된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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