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재난지원금 100조는 써야” vs 기재차관 “누가 갚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8일 12시 47분


코멘트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서 추경 규모 두고 설전
기재차관 "열 받는다" vs 용혜인 "귀 틀어막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용 의원이 코로나19 경기 부양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지출을 요구하면서다.

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 1인당 4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 80조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에 20조원을 쓰면 100조원을 쓸 수 있다”면서 “사각지대 없는 재정투입과 희생을 감내한 국민에 확실한 보상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재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재정지출을 제약할 게 아니라 올해 1년 동안 충분히 재정지출을 하도록 논의를 열어달라”면서 “15조원 추경으로는 턱도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차관은 “그동안 지방교부금 정산을 뺀 추경 규모는 커봐야 4조~6조원 사이였다”며 “작년에 4번에 걸쳐 67조원 규모를 추경했고 올해도 1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 쓸 때 100조원은 여러 가지 유용한 점이 있겠지만 100조원을 갚으려고 생각하면 누가 어떻게 갚을 거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과거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위기 때 쓸 만큼 건전성이 축적돼 왔지만 최근 위기가 길어지면서 재정적자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며 “국채 금리 상승, 경제 파급, 국가신용도 등 (재정적자 증가가) 가져올 리스크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차관은 “적극적 재정정책과 함께 한정적 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100조원 적자를 쉽게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면 후세대에 굉장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실에 따르면 안 차관은 기재위 산회 뒤 “나는 너무 쉽게 열 받는 것 같아. 100조인가 뭐야, 100조인가”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에 용 의원은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2000조 경기부양책에는 공감하지만, 한국의 100조는 무리하다는 기재부,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며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할 책임이 있는 차관께서 국회에서의 토론에 쉽게 열 받는다고 하시니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독일 역시 GDP의 10% 이상의 금액을 쓰고 있고 추가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저의 이런 제안들에 귀를 틀어막고 재정건정성이라는 신화만 부여잡고 있는 것은 바로 기재부다. 실체도 없는 재정건전성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