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스타’ 엘리엇 페이지, 타임지 표지…“난 그대로 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8일 0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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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 제거 수술' 사실도 공개

지난해 말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실을 공개한 할리우드 스타 엘리엇 페이지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타임은 16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와 홈페이지에 ‘나는 충분히 있는 그대로 나(I’m fully who I am)‘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와 함께 페이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페이지가 성전환 사실을 공개한 이후 언론 인터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지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원래 이름인 ’엘렌‘ 대신 ’엘리엇‘으로 불러달라고 청했다.

페이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지금 시점에 도달한 것에 대해 “진정으로 흥분되고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한편으로 “두려움과 불안함도 뒤섞여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성전환 고백 이후 예상대로 다양한 반응을 접했다고 전했다. “많은 지지와 사랑과 동시에 말을 엄청난 증오와 트랜스젠더 혐오의 말도 받아들여야 했다”는 것이다.

페이지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 그의 고백이 미친 파급력이다. 페이지의 성전환 고백은 세계 20개 이상의 트위터에서 트렌드가 됐다. 페이지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는 40만명 이상이 늘었다. ’좋아요‘와 ’공유‘를 누른 이들은 수백만명에 달했고, 세계 곳곳에서 수천개의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상반된 반응도 동시에 나왔다. 페이지의 성전환 사실을 비난하는 보수 성향의 팟캐스트에서는 “남성 탈의실에 있는 여성” 등의 조롱 표현을 썼다. 영화 캐스팅 디렉터들은 페이지의 매니저에게 손을 내밀어 자신들의 다음 영화에 페이지를 캐스팅하는 건 영광이라고 말했다.

페이지는 타임지와 두 번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세부 사항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성별, 타고난 정체성, 개인·사회적 역할, 고정관념 등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페이지는 자신에 대한 진실을 공유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들은 매우 현실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페이지는 아홉살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뒤 느꼈던 환희를 지금도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나 열살 때부터 여자아이로서 아역 배우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머리를 길게 길러야 했고, 성인이 될 때까지 내적 갈등이 지속됐다고 고백했다.

여자 배우로서 머리를 기르고 꾸며야 한다는 일이 힘들었고, 그런 모습을 자신으로 인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멈춘 동시에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타임은 페이지가 머리를 짧게 자른 소감을 묻자 눈물을 흘린 뒤 “이런 감정을 다시 느끼지 못할 줄 알았다”며 말 끝을 흐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페이즈는 이번 인터뷰에서 유방 제거 수술 사실도 공개했다. “여성의 몸은 불편했지만, 지금은 에너지가 넘친다. 수술이 인생을 바꾼 건 물론 내 삶도 살려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누린 특권 덕분에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며 “그 힘을 사용해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전환자들을 돕고 싶다”고 바랐다.

페이지는 10대 때 영화 ’주노‘에서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소녀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엑스맨‘ 시리즈, ’인셉션‘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출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를 촬영 중이다. 넷플릭스는 페이지의 성전환 사실 공개 이후 “우리의 수퍼히어로가 매우 자랑스럽다. 엘리엇을 사랑한다. 시즌3에서 다시 당신을 보길 기다린다”고 지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페이지는 지난 2014년 인권 포럼에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했다. 2018년 동성 연인 엠마 포트너와 결혼했다. 성전환 고백 이후 2달 만인 지난 1월 이혼했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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