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금기 맞은 머신러닝,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할 네가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15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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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보면, 지금은 일상이 된 실시간 문자발송이나 스마트폰 뱅킹 등이 정착된 게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이런 놀라운 기술이 일상이 되고, 남녀노소 간편히 이용할 수 있게 된 건 모두 클라우드 기술 덕분이다. 이후로는 머신러닝이 황금기로 접어들며,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일이 실제로 구현되면서 그와 비슷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머신러닝은 이미 기업 내 의사결정에 큰 역할을 하는 도구가 됐다. 의료 분야에서는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통해 신약과 치료법 발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이 황금기를 맞았다 (출처=셔터스톡)
머신러닝 기술이 황금기를 맞았다 (출처=셔터스톡)

한 예로, 한국 의료 스트타업인 '뷰노'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X-레이와 CT, MRI 같은 다양한 의료 영상, 병리 슬라이드를 판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이 의료 자료를 판독하고 이상 소견 정보를 제공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것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전 세계에서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많은 혜택을 얻고 있기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무적인 결과라 하겠다. 멀리 본다면, 이보다 훨씬 크고 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이 숨어 있기도 하다.

의료 스타트업 '뷰노'의 X-레이 인공지능 판독 (출처=뷰노 홈페이지)
의료 스타트업 '뷰노'의 X-레이 인공지능 판독 (출처=뷰노 홈페이지)

미래에는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사용자 경험 안에 머신러닝이 서로 얽혀 내재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운 머신러닝 기술도 일상으로 완전히 적응하기까지에는 크게 '네 가지 장애요소'가 존재한다.


1. 머신러닝의 민주화


머신러닝이 실제로 확산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술 수준이나 리소스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이 첨단 기술을 애플리케이션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쉽게 통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업 내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 업무 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소기업 대상 현금흐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캐비지(Kabbage)'의 경우, 코로나19로 대폭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과 실업 수당 청구를 인공지능으로 신속하게 처리해, 미국 내 94만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개인화, 문서 처리, 기업 검색, 고객센터 인텔리전스, 공급망 또는 부정행위 탐지 등에 적극 적용함으로써, 전 직원이 머신러닝의 혜택을 아무 불편 없이 누릴 수 있게 했다.

머신러닝 기술로 중소기업 대출 업무를 처리하는 '캐비지' (출처=캐비지 홈페이지)
머신러닝 기술로 중소기업 대출 업무를 처리하는 '캐비지' (출처=캐비지 홈페이지)

업무 프로세스가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뀌어 임직원들이 능률 있게 업무에 임할 수 있으며, 기업도 일반적인 사후 대응이 아닌 능동적인 사전 대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머신러닝 기술도 좀더 직관적이고 접근성도 더욱 향상되어, 좁게는 부서 내 문제부터 넓게는 전 세계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문제에 적용될 수 있다.

2. 인력 역량의 고도화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인공지능 발전으로 향후 몇 년 안에 5,8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인공지능 엔지니어는 30만 명에 불과한데, 인공지능 관련 구인 공고가 채용 공고의 3배에 달하며,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머신러닝 기술 도입 시 데이터 과학자/기술자를 원하는 만큼 고용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업무 혁신이 지속될수록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일은 많아질 텐데 말이다.

이 때문에, 모닝스타(Morningstar), 리버티 뮤추얼(Liberty Mutual), DBS 뱅크(DBS Bank) 같은 기업은 자사 직원들이 대화형 실습 방식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흥미롭게 직접 습득/학습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제 기업은 모든 직원이 머신러닝 기술을 익히도록 지원하고, 미래 인력을 대비한 기술 개발 프로그램에도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3. 머신러닝에 대한 신뢰 구축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할 때, 사람들의 생각은 보통 둘로 나뉜다. 신기술을 만병통치약이나 구세주처럼 생각하거나, 반대로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는 파괴 세력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 중간 어딘가일 때가 많다. 이렇게 서로 다른 관점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바로 '정보', '투명성' ,그리고 '신뢰'다.

첫째로, 업계 리더 위치에 있다면 기업과 지역사회가 머신러닝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머신러닝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에 적용되며, 어떻게 책임감을 가지고 활용할지, 그리고 머신러닝이 아닌 것은 무엇인지 정도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머신러닝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성별, 인종, 나이, 국적, 성적 취향, 장애 여부, 문화, 교육 수준 등을 모두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 의해 구축돼야 한다. 새로운 머신러닝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다양한 배경과 아이디어, 관점은 큰 도움이 된다.

셋째, 머신러닝 서비스를 철저히, 엄격히 테스트하고, 객관적인 벤치마크 결과와 비교해 정확도를 측정해야 한다. 벤치마크는 학계뿐만 아니라 정부가 확립해야 하며,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에 적용해 신뢰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는 절차를 만들고, 결과를 해석해 사용 사례도 만들어야 한다.

4. 머신러닝 규제 조율

마지막으로, 머신러닝이 어떻게, 언제 사용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모든 신기술에는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기술의 지속적인 혁신과 실용화를 가능케 하는 균형점이 있어야 한다.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조직은, 고객, 연구원, 학계 및 기타 관계자들이 잠재적 위험과 머신러닝의 이점을 잘 판단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또한 정책입안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입법을 지원하거나, 머신러닝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자체 지침도 수립해야 한다. 머신러닝이 적절히 적용되고 계속 향상되도록 하려면, 투명성, 열린 대화, 지속적인 평가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머신러닝을 통해 우리는 이미 많은 걸 달성했지만,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머신러닝을 십분 활용해 멸종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을 돕는다거나, 바다와 해양 생물을 보존하는 방법을 상상해볼 수 있다. 또 지구의 숲 전체를 디지털 스냅샷으로 담는다면 산불 예측 또는 예방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농부가 머신러닝을 활용해 필요 인력과 자원을 연결시킬 수 있다면, 전 세계 인구의 기아 퇴치에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머신러닝이 전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곧,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스마트폰을 편안하게 사용하는 것처럼 머신러닝에 친숙해질 때가 온다.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


글 / 아마존 머신러닝 부문 부사장,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Swami Sivasubramanian)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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