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딸 따돌려” 딸 친구들 가짜영상 유포한 美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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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5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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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딸의 친구들에게 딥페이크 영상을 유포한 라파엘라 스포네. 힐타운 경찰서 제공
고등학생 딸의 친구들에게 딥페이크 영상을 유포한 라파엘라 스포네. 힐타운 경찰서 제공
미국의 한 학부모가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고등학생 딸의 친구들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4일(현지시간) ABC 뉴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라파엘라 스포네(50·여)는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사이버 불링’을 수차례 저질러 아동 사이버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힐타운 경찰에 따르면 스포네는 지난해 7~8월 딸의 치어리딩 팀 소속 친구들과 감독, 코치에게 음란 영상물을 익명으로 지속해서 전송했다. 영상에는 팀 소속 여학생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술과 마약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영상 속 학생들은 ‘팀을 탈퇴하라’, ‘죽어라’ 등의 협박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해졌다.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해당 영상 때문에 아이들이 치어리더팀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즉각 수사를 요청했다.

분석 결과 해당 영상은 모두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가짜로 확인됐다. 경찰은 IP 주소 추적을 통해 스포네를 용의자로 특정했고 그의 휴대전화에서 증거를 확보해 조사 중이다.

스포네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딸에게 스포네의 아이와 어울리지 말라고 말한 뒤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는 학부모의 진술을 토대로 스포네가 자식의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네의 딸은 엄마의 범행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치어리딩 팀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엄격한 괴롭힘 방지 정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름 내부 조사를 진행해 적절한 조처를 했다”며 “이번 사건은 체육관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사를 맡은 맷 와인트라우브 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딥페이크가 누구나 이용 가능한 기술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례”라며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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