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부동산 적폐청산 계기로”…당청 사태수습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2일 16시 29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의 공정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공직자와 LH 임직원 가족 친인척을 포함해 차명 거래 여부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나서 이번 사태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특별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날 발표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를 놓고 “변죽만 울린 수박겉핥기”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다음달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자 당청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어제(11일) LH 투기의혹 1차 조사결과는 시작일 뿐이다. 지금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투기 전모를 다 드러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끝까지 수사해야 한다. 명운을 걸고 수사해야 한다”며 “나아가 부정한 투기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안도 신속히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합조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며 “특검을 정식으로 당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즉각 호응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을 수용하고 야당과 즉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검은 시간 끌기”라고 반발하면서 “검찰과 감사원을 즉각 수사에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 발족에 몇 달이 걸린다”며 “우선 가용한 걸 모두 하고 그것이 부족하면 특검을 해야지 특검을 하자고 시간 끌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2016년 ‘부산 엘시티 특검’을 합의해놓고 4년이나 끈 것처럼 시간을 끌 속셈이라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공직자 탈을 쓴 부동산 투기꾼들이 숨을 시간을 주지 말고 계좌 추적, 압수수색에 검찰, 감사원까지 전격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