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접을 정도인데 옆집은 대박 쳤다”…코로나 피해 ‘들쭉날쭉’

뉴스1 입력 2021-03-11 10:43수정 2021-03-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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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8/뉴스1 © News1
#서울 강서구에서 한 초밥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사장은 요즘 죽을 맛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매출이 80% 가깝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점심과 저녁때쯤이면 식당 홀이 손님으로 가득 찼지만 벌써 1년 넘게 손님이 없어 가게가 썰렁하기만 하다. 하루에 배달을 시키는 손님도 손에 꼽을 정도다. 박 사장은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 올해는 정말로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며 “그런데도 코로나 덕분에 배달 장사가 잘 되는 다른 곳은 아주 대박을 치고 있다”면서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서울 양천구에서 만둣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이 줄면서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20%가량 떨어졌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지난해 정부 지원금도 받았다. 그러나 이는 김 사장에겐 그다지 크지 않은 돈이다. 김 사장은 “솔직히 저희보다는 맥줏집같이 술 먹고 2차로 들르는 가게들, 10시부터 영업 잘되는 곳들 피해가 더 막심해요”라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충격이 대면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전반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다만 김 사장의 사례처럼 그 중에는 고소득자 역시 포함돼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곳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사를 접을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지원이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푸념이 흘러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이들의 피해 규모를 더욱 세밀하게 살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11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의 신용카드·현금 매출액은 2019년에 비해 최소 19조8828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신용카드 전체 승인액은 2019년 855조8944억원에서 2020년 881조1761억원으로 25조2817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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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비대면 쇼핑의 증가로 신용카드 전체 승인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합금지, 영업제한에 따른 피해는 중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며 “현금영수증 사용액 등 추가적인 자료를 더 취합하면 매출액 하락폭은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사업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8.9% 급감했고, 4분위와 3분위도 각각 5.1%, 5.7% 줄었다. 반면 소득 하위인 2분위와 1분위 사업소득은 각각 3.0%, 6.2% 증가했다. 소득 하위 1~2분위 자영업자 가운데 문을 닫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기존의 상위 분위에 있던 자영업자들이 1~2분위를 채우면서 소득이 증가하는 듯한 착시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자영업황 부진으로 사업소득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면서비스업이라든가 기타 개인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사업소득의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이 지나치게 폭넓게 지원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일반업종 100만원, 영업제한업종 150만원, 집합금지업종 200만원을 줬다. 3차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에는 영업제한 정도에 따라 최대 300만원이 지급됐으며, 연 매출 4억원 이하 기준이 유지됐다.

그러다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4차 피해지원대책에는 이러한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집합금지, 집합제한 업종에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고, 매출이 감소한 일반 업종에 1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지원대상에는 근로자수 5인 이상 자영업자를 포함하고, 매출한도 역시 기존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는 봤지만 생계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고소득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엔 지원금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반면, 폐업을 고심할 정도로 피해가 큰 이들에겐 정부 지원금이 ‘찔끔찔끔 나온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당장 생계에 곤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선별하는 작업마저 어렵다는 데 있다.

백승호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해 더욱 두꺼운 지원이 뒤따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에서도 고소득자들의 경우엔 소득 파악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저소득자일수록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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