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남편 신체 일부 절단한 70대 “평생 모시겠다” 선처 호소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3-10 16:48수정 2021-03-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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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에도 맞고 살아…뭔가에 씌었던 것 같다”
전 남편 “원망 않는다” 탄원서…피고인과 재결합 원해
뉴스1 자료사진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이 들자 신체 일부를 절단한 7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전 남편을 평생 모시고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신헌석) 심리로 열린 윤모 씨(70)의 특수중상해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윤 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말했다.

윤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크게 반성 중이고, 피해자에 대해 진술을 할 때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왜 그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스스로도 이해를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피고인은 우울증이 있다고는 하지만 심신미약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면서도 “사건 당시 뭔가에 씌인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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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죄의 대가를 달게 받고자 하나, 평생 어렵게 살아가야 할 전 남편을 수발하면서 본인의 죗값을 치르고 싶어 한다. 피해자와 그 가족도 처벌을 원치 않고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출소하면 다시 재결합을 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윤 씨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크게 눈물을 쏟으며 “제가 잠시 미쳤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상처가 크게 났는데 (회복이 돼서) 천만다행이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지난해 6월 전 남편 A 씨에게 수면제를 준 뒤 A 씨가 잠든 사이 흉기로 그의 성기와 오른쪽 손목을 절단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씨는 A 씨와 40여년의 결혼생활 끝에 지난 2004년 이혼했지만, 사실상 부부관계를 이어왔다.

지난해 8월 1심 공판 당시 윤 씨는 “(전 남편이) 툭하면 폭행을 일삼아서 2년 전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다”며 “아이들은 다 컸지만 결혼할 때까지는 참자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이혼 후에도 계속 맞으면서 살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 그동안 아내를 홀대해온 죗값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시간 반성하며 살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 1심 재판부는 윤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사실상 부부관계를 이어간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의 신체 일부가 영구 절단되는 상태에 이른 만큼 그 범행 방법이 잔혹하다”면서도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과 가족 관계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 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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