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대변인 “대북정책 늘 똑같다” 지적에 ‘쩔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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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프라이스 美 국무부 대변인. 사진 뉴시스
네드 프라이스 美 국무부 대변인. 사진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이르면 다음달에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대로 진행된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진행해온 대북정책의 ‘전면적 재검토’ 결과 및 이를 토대로 한 향후 청사진이 석 달여 만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대략 다음달 안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매우 집중적인 전략적 검토를 해왔다”며 “우리의 기대는 아마도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 경험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가장 최근의, 앞서 이뤄진 흥미로운 역학(dynamics)’들이 포함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우리는 다양한 다른 것(정책)들을 시도해보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그는 다만 그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게 될 대북정책 검토 결과는 비핵화 협상의 장단기 목표, 제재 완화 여부, 북-미 정상회담의 조건 및 시기 등의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토 내용에 따라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임명 및 대표실의 유지 여부 등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앞서 대북정책이 외교적 인센티브와 함께 추가 제재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2일 진행되는 쿼드 정상회의에서는 북한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15~18일 일본 및 한국 방문에서도 이 문제는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인과 동맹을 안전하게 지킬 근본적이고 새로운 접근법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북정책 검토에 대한 질문에 “우리의 접근은 매우 달라 보일 것”이라며 “그것은 원칙적이고 명료할 것이며 한국, 일본 등 동맹들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깊이 관여해온 인사들, 특히 북한과 관련한 독특한 도전에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기존의 행정부와 다른 게 뭐냐”는 취지의 질문이 집중적으로 이어지자 한 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까지 5개 행정부에 걸쳐 북한 문제에 관한 정부의 답변은 늘 똑같았다는 지적이 나온 것. 이에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 번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리가 본 것은 매우 달랐다”며 “지금은 2016년이 아니고, 2009년도, (제네바 합의가 이뤄졌던) 1994년도 아니다”고 답변했다. “우리 뿐 아니라 북한도 환경과 조건이 변했고 리더십도 변했다”며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한 도전”이라고 했다. “마지막 민주당 행정부에서 직면했던 도전과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답변을 놓고 “전임 행정부의 사람들은 능력이 없었다는 말이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 기자가 “그 중 한 명은 현재 동아태국의 차관보 대행으로 여전히 자리에 있다”며 성 김 대행을 사실상 겨냥하자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게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은 이유”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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