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윤석열은 언급 안한 文…수사-기소 분리 확인하되 ‘상황 관리’

뉴스1 입력 2021-03-09 15:50수정 2021-03-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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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화상으로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날(8일) 문 대통령은 법무·행안부 업무보고에서 중수청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과 관련해 처음으로 의중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됐으나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검찰개혁의 큰 방향이라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이는 문 대통령의 평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신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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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공동으로 집필한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한국의 검찰은 수사의 시작, 수사 방법 선택, 수사 이후 기소 여부, 기소 후 공소유지, 재판의 관여, 상소, 재판의 집행, 영장의 청구, 경찰 수사에 대한 지휘 등 수사와 재판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권력의 집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정권 출범 후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추진, 검찰에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범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직접수사권은 모두 경찰에 넘겼고, 공수처 출범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 비리에 대한 별도의 수사처가 꾸려졌다.

이에 ‘중수청’을 신설해 검찰에 남은 6대 범죄 수사 권한을 중수청으로 이관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찰개혁 시즌2’의 핵심이며, 윤 총장은 이에 대해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 사퇴했다. 최근 사태가 중수청 추진에서 촉발됐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직접 언급하진 않은 채 수사-기소 분리로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과정에 있어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수렴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해 당사자인 검찰의 반발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목적 달성만을 위해 성급하게 추진하지 말라는 뜻을 내비치며 검찰을 끌어안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출범 등 일차적인 검찰개혁이 현장에서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속도조절’ 논란을 의식한 듯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 가면서 책임있는 논의를 해나가라”고 당부하며 그 뜻을 내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 역시 눈여겨볼 점이다. 문 대통령이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윤 총장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이나 중수청을 공개적으로 언급할 경우 자칫 역풍이 불어 윤 총장에게 오히려 힘을 싣게 될 수 있다는 정무적인 메시지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중수청 설치 법안에 대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헌법 파괴’라며 사퇴한 윤 총장의 ‘명분’이 머쓱해졌다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특히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의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결국 중수청을 주도한 여당과 총장이 사퇴할 정도로 반발한 검찰을 아우르면서 여론을 자극하지 않고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수청 설치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보다 새로 시작하는 제도의 안착을 강조한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지속적인 권력기관 개혁을 통해 인권 중심의 형사사법구조를 완성하겠다”라며 “수사·기소 분리방안과 관련해 국민이 공감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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