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박범신, 5년만에 시집 출간…‘구시렁구시렁 일흔’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8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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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노니 이제 사랑하는 당신들 곁에서 다만 ‘구시렁항아리’로서 깊고, 조용하고, 다정하고, 어여쁘게 늙어가고 싶다. 사람으로서의 내 남은 꿈이 그러하다.” (‘제목이야기’ 중)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이 두 번째 시집 ‘구시렁구시렁 일흔’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는 희(喜·기쁨), 노(努·노여움), 애(哀·슬픔), 락(樂·즐거움), 애(愛·사랑), 오(惡·미움), 욕(欲·욕망), 그 너머, 소설 등 9가지 주제에 140여편의 시가 담겼다.

작가는 자신의 상태를 “‘버럭’과 ‘구시렁 구시렁’ 사이, ‘청년작가’와 ‘노인’의 위험한 틈새”라고 표했다.

‘내 안에 봄풀 같은 어린애가 여전히 있고 / 내 안에 어둔 혼둔의 청년이 여전히 있고 / 내 안에 흰 두루마기를 입은 노년이 여전히 있었다.’ (‘붉은 피의 허공’ 중)

작가는 “먼 날들이 가깝고 가까운 날들이 오히려 멀다. 완성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더 참고 더 은유하고 더 오래 기다릴 것이다”라며 “작가이름 48년, 돌아보면 매 순간이 얼마나 생생한 나날이었던가. 매일 캄캄한 추락 매일 환한 상승의 연속이었다. 그 생생한 경계의 먼 길을 함께 걸어준 수많은 독자에게 엎드려 고마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영원한 청년 작가라고 불린다. 1973년 ‘여름의 잔해’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겨울환상 ▲나마스테 ▲소금 ▲겨울 강 하늬바람 ▲더러운 책상 등이 있다.

촐라체, 고산자, 은교 등 갈망 3부작으로 유명하다. 은교와 고산자는 영화화되기도 했다.

2016년 성추행 논란이 일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작가는 우선적인 사과와 함께 진의가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성추행 피해자로 지목된 일부 인사는 성추행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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