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AI에 유가 상승 ‘삼중고’…인플레 우려 커진다

뉴스1 입력 2021-03-08 06:29수정 2021-03-08 09:3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 News1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 조류 인플루엔자(AI), 국제 유가 상승까지. 체감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농축산물과 생필품 이외 품목의 물가는 비교적 낮은 편으로, 인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를 전후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월간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이며, 1.1% 상승은 작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6.2%가 오르며 지난 2011년 2월 17.1% 상승 이후 무려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요기사
농축수산물은 작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에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감소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올랐고, 지난해 11월 이후로는 조류 인플루엔자까지 더해져 계란·닭고기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파는 전년 대비 227.2% 폭등, 사과 55.2%, 계란 41.7%, 닭고기 8.7% 상승했다.

외식물가 역시 전년 대비 1.3% 오르면서 체감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원유 가격도 최근 하락세 둔화 내지는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월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5%, 경유는 8.1% 하락했으나, 전월(1월)과 비교했을 때는 휘발유 1.5%, 경유 1.7%가 각각 상승했다.

다만 이처럼 계절적 요인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한 품목들의 물가가 상승한 것만으로 ‘인플레이션’으로 볼 수는 없다. 인플레이션은 통상 농산물과 석유류 등의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인 ‘근원물가’의 상승률(통상 1~3%)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2월의 경우 근원물가 지수는 106.35로 전년 동월 대비 0.8%,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체감 물가는 확실히 많이 올랐지만, 제조업 관련 품목 등은 여전히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체감 물가를 가늠하는 개별 품목 각각의 문제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역시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 같다는 예측은 가능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조언한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추경 과정에서 9조9000억원의 국채 발행이 있었다”면서 “결국 채권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해외 역시 비슷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결국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온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아직 ‘종식’이 아니라해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어진다면 소비가 늘어나고 채권 금리가 더 빨리 오를 여지가 있다”면서 “늦어도 하반기, 빠르면 6월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반면 성태윤 교수는 “미국 경제는 확실한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고 있는반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한 소비·투자 위축 현상이 있었다”면서 “백신 접종이 곧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기 보다는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에 따른 채권 금리 인상을 더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성이 실물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가운데 부동산·증권 등 자산매입에 많이 사용되면서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부동산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의 경우 집값은 0.9%, 전셋값은 1.2%, 월세는 0.5% 상승했다. 각각 2년11개월, 2년6개월, 6년3개월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정부도 현재 급격한 ‘체감물가’ 상승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5일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나타난 글로벌 유동성 증가 및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 인플레이션 위험요인이 도처에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계란, 채소류, 쌀 등을 중심으로 수입확대, 생육점검 강화, 정부 비축·방출 확대 등 맞춤형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집행하겠다”면서 “원유·원자재 가격 등 위험요인도 밀착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들이 적기 이뤄지도록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