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친환경 패키지 개발도 직접…‘지속 가능 경영’ 속도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22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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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송파자원공원에서 직원들이 일회용 재활용품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배달음식이용 및 택배물량의 급증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사용이 늘어 쓰레기의 양은 늘어가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서울 송파구 송파자원공원에서 직원들이 일회용 재활용품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배달음식이용 및 택배물량의 급증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사용이 늘어 쓰레기의 양은 늘어가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식품업계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넘어 소재 ‘개발’에까지 직접 나서고있다.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포장재 사용 또한 덩달아 증가했다. 이 때문에 환경을 위해 과도한 포장을 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상품 라벨을 없애고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분해와 재활용도를 높인 친환경 포장재를 직접 개발, 부가가치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이산화탄소 줄이고 잘 썩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 ‘속도전’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달 한솔제지와 7개월간 연구 끝에 개발한 ‘카카오판지’를 과자 포장지에 적용했다.

카카오판지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열매 부산물을 사용해 만든 종이다. 카카오 콩을 제외한 껍데기와 부산물을 분말로 만든 뒤 재생펄프와 섞어 재활용했다.

개발에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카카오 열매에 들어있는 오일 성분이 종이 품질을 저하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종이 생산에 사용하던 필수 원료인 톱밥가루를 카카오 부산물 가루로 대체하면서 생산 공정도 바꿔야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한솔제지와 롯데중앙연구소가 7개월간 시행착오를 거쳐 포장지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했다”며 “버려지던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카카오판지를 적용한 제품을 더 늘려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도 자체 개발한 생분해 소재 PHA를 앞세워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HA는 식물 성분을 섭취한 미생물의 세포에 쌓이는 고분자 물질이다. 플라스틱을 생산할 경우 유연성이 우수한 데다 자연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보유한 ‘해양 생분해’ 생산 기술은 국내외 기업 중에서도 보유한 곳이 거의 없어 희소성이 높다. 올해 말부터 시작하는 본 생산을 앞두고 유럽을 포함한 해외 기업들로부터 받은 선주문 수량만 5000톤을 넘어섰다.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연간 1조원 규모로 성장한 세계 생분해 소재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산업용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기업과 포장재를 취급하는 기업들이 PHA 소재 플라스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생분해 소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도 지난달 바이오 페트로 만든 친환경 샐러드 용기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바이오 페트병은 사탕수수 추출물을 함유한 친환경 소재다. 제조부터 폐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MR·배달주문 증가에 플라스틱 배출량 급증…“지속 가능 경영에 투자”

식품업계에 친환경 패키지는 중요한 화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도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 통계청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하루 평균 1757톤 수준이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해 1998톤으로 13.7%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밀 듯 쏟아져 나온 가정간편식(HMR)의 플라스틱 포장재가 환경 오염을 가속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친환경 가치를 담은 제품에 지갑을 여는 그린슈머(Green+Consumer)와 소비에 자신의 신념을 반영하는 ‘미닝아웃’(Meaning-out)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업계 최초로 무(無)라벨 생수병을 선보였고, 매일·남양유업도 최근 빨대 없는 우유 팩을 출시하는 등 식품업계 전반에 친환경 패키지 도입 시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졌다. 식품 제조사들이 단순히 친환경 포장재 사용에 그치지 않고 직접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포장재 개선 작업에 나서는 기업도 동원F&B·빙그레·오리온을 포함해 식품·제과업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친환경 패키지가 투자 대비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친환경 플라스틱에 사용하는 원료와 개발 비용을 감안하면 당장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는 적다는 설명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친환경 소재가 이전에 사용하던 플라스틱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다”며 “당장은 원가 절감 효과보다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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